물품 차량 배송하지만 도서지역으로 분류…주민들 분통
강화도 주민들 "다리 놓였는데 추가 택배비 내야 하나요?"
"섬에 다리가 놓였는데도 도서 지역이라는 이유로 택배 배송료가 추가로 부과됩니다.

이건 불합리하죠."
인천시 강화군 삼산면 석모도에 거주하는 노모(60)씨는 지난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인터넷 쇼핑몰에서 마스크를 사려 했다가 포기했다.

이 쇼핑몰이 부과하는 도서 지역 추가 배송료가 못마땅해 구매를 망설이던 사이 마스크가 매진된 것이다.

노씨는 "각 인터넷 쇼핑몰 배송정책과 구매 물품에 따라 추가 배송료는 다르지만 대개 3천∼1만원이 추가된다"며 "이곳은 섬 지역이지만 물품이 차량으로 배송되는데 왜 추가금을 받는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터트렸다.

과거 석모도는 내륙지역과 연결된 다리가 없어 물품을 선박으로 배송받았다.

선박 운임 비용이 소요되자 인터넷 쇼핑몰들은 섬 주민들에게 추가 배송료를 받았다.

그러나 2017년 7월 석모대교가 개통된 뒤 쇼핑몰 물품들은 선박이 아니라 차량으로 배송하고 있다.

문제는 각 인터넷 쇼핑몰들이 석모대교 개통 이후에도 석모도를 배송지역 기준상 '도서 지역'으로 분류하고 추가 배송료를 부과한다는 점이다.

이 문제는 교동면 교동도에서도 빚어지고 있다.

교동도는 2014년 7월 교동대교가 개통하면서 차량이 쉽게 오갈 수 있는 지역이 됐지만, 추가 배송료를 계속 부과하고 있다.

이런 탓에 일부 주민들은 추가 배송료를 아끼려고 인근 내륙지역인 내가면 거주 지인에게 물품을 받게 한 뒤 찾아가는 불편도 감내하고 있다.

급기야 주민들은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강화군에 민원을 제기했다.

강화군은 추가 배송료가 부당하다고 보고 인터넷 쇼핑몰과 택배업체 40여곳에 이들 섬을 배송 기준상 도서 지역에서 제외해달라고 요청했다.

대다수 쇼핑몰과 택배업체는 요청을 수용하고 추가 배송료를 받지 않기로 했지만 4곳은 여전히 요청을 수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터넷 쇼핑몰 업계 한 관계자는 "각 쇼핑몰·택배회사마다 상황은 다르겠지만 시스템상 배송 지역 기준을 업데이트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며 문제의 원인을 추정했다.

실제 한 대형 인터넷 쇼핑몰은 지난달 강화군의 요청을 받고서야 이들 섬 지역에 추가 배송료가 부과되는 것을 인지하고 최근 배송지역 기준을 수정했다.

또 그동안 부과한 추가 배송료를 되돌려주기로 했다.

정희상 강화군 교통행정팀 실무관은 "배송 지역 기준을 변경하지 않은 쇼핑몰에 재차 요청을 보내는 한편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치해달라는 공문을 보낼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