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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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급 금리 인하 결정에 대해 실물경제 진작보다는 시장 변동성 완화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4일 오전 열린 긴급 간부회의에 참석한 한은 관계자는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중앙은행이 공동 성명을 발표한 이후 곧바로 미국이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며 "이는 실물경제 진작효과를 기대하기보다 단기간 확대된 금융시장 변동성을 완화하는데 일차적인 초점이 맞춰진 것"이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이 아직 미국 경제지표에 반영되고 있지는 않지만, 국채 금리 및 증시가 폭락하는 등 최근 국제 금융시장은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Fed는 향후 코로나19 확산과 이에 따른 경제적 영향 등을 고려해 추가 금리 인하 및 인하 폭을 결정할 것"이라며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0.25%포인트 추가 금리인하를 예상하는 견해가 우세하다"고 설명했다.

임시 금통위가 열릴 가능성에 대해선 "예단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과거 사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고 언급했다.

정부가 국채 발행을 통해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한 데 대해선 "시장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정부는 이날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11조7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확정했다. 추경에 드는 돈의 88%(10조3000억원)는 적자 국채를 발행해 조달하기로 했다.

그는 "올해 국고채 발행규모가 확대된 상황에서 추경을 위한 적자 국채 발행은 채권 공급을 확대시켜 시장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다만 회사채 등에 대한 구축효과는 거의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적자 국채가 분산되어 발행될 경우 공급 확대 부담이 완화될 수 있는 데다, 최근 국고채 수요도 견실하게 뒷받침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어 그는 "국고채 발행이 늘면서 금리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시장안정화 차원에서 국고채 단순매입 등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Fed는 2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연 1.00~1.25%로 0.50%포인트 긴급 인하했다. Fed가 정례회의가 아닌 시점에 금리를 내린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Fed의 깜짝 금리인하에 이 총재가 직접 나서 긴급 간부회의를 소집했으며, 금리인하에 따른
금융·외환시장 영향을 점검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