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외식업계는 ‘배달 앱’이 장악했다. 1위 앱 배달의민족의 연간 거래액은 5조원을 넘는다. 매월 3000만 건 이상의 주문이 발생한다. 이 앱에 등록한 레스토랑과 브랜드는 30만 개 이상. “먹는 건 모두 배민으로 통한다”는 말도 생겼다.하지만 이 배달 앱에서 도미노피자는 찾을 수 없다. 30년 전 배달피자 전문 브랜드로 시작한 도미노피자는 독립적인 배달 네트워크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2003년 업계 최초 온라인 주문 시스템을 구축하고 인공지능(AI)을 빠르게 도입하는 등 선제적으로 ‘푸드테크’ 경쟁력을 키운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도미노피자 자체 앱 회원은 500만 명에 달한다.‘피자 빅3’와 30년 경쟁에서 승리도미노피자는 1960년 미국 미시간주에서 탄생한 피자 브랜드다. 창업자가 폭스바겐 뉴비틀 한 대로 대학가와 군부대에 30분 내 피자를 배달한 게 시작이다. 한국에는 1990년 오금동에 1호점을 내며 진출했다. 샐러리맨이던 오광현 청오디피케이 회장(사진)은 도미노피자 미국 본사를 찾아가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1994년 한국 사업을 인수했다. 당시 외식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며 피자헛, 미스터피자 등 피자 브랜드들이 치열하게 경쟁했다.도미노피자는 ‘배달 전문 피자’라는 브랜드 정체성을 버리지 않았다. 타사가 크고 화려한 레스토랑 매장을 출점할 때도 도미노피자는 주요 상권 내 연간 20~30개 배달 매장을 내는 방식으로 확장했다. 이 같은 출점 전략은 2015년 외식 경기가 꺾이고, 배달 앱이 장악하기 시작한 시점부터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대형 외식 매장이 고전하는 때도 도미노피자의 소형 배달 매장은 타격이 없었다.IT기업에 가까운 혁신 또 혁신외식업계에서 도미노피자는 정보기술(IT) 기업으로도 통한다. ‘업계 최초’의 푸드테크 기술은 대부분 도미노가 먼저 시작했다. 도미노피자는 2003년 국내 외식업계 최초로 공식 홈페이지를 열고 온라인 주문을 받기 시작했다. 한 페이지 안에서 모든 주문이 가능한 ‘RIA 주문 시스템’으로 원클릭 주문이 가능하도록 했다. 스마트폰이 대중화한 2010년에는 공식 주문 앱을 내놨다. 모바일 홈페이지를 열어 게임하듯 피자를 주문하는 이벤트도 했다.5년 전에는 소비자가 피자 도우부터 토핑까지 마음대로 레시피를 조절하는 ‘마이키친 서비스’를 내놨다. 2017년에는 AI 챗봇을 탑재해 모바일로 누구나 간편하게 말로 주문하는 ‘도미챗’ 서비스를 도입했다. 또 한강공원, 서울숲, 부산 해운대, 강원도 홍천강 등 전국 1000여 곳의 ‘도미노 스폿’을 지정해 피자를 배달받을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도 했다.피자를 주문하면 나의 음식이 어디에 있고, 언제 도착하는지 실시간 정보를 전해주는 ‘GPS 트래커’ 서비스도 도미노피자가 먼저 도입했다. 유민호 청오디피케이 브랜드전략팀 과장은 “소비자들의 생활 패턴 변화를 미리 예측해 가장 편리하고 좋은 가격으로 피자를 주문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싸가시면 쌉니다” 방문포장의 힘배달 전문 브랜드의 강점을 살린 또 하나의 전략은 ‘방문포장 확대’다. 기존 배달 전문인력을 모두 가동해도 모자랄 정도로 주문이 몰린 때가 있었지만 매출 정체에 처한 적도 있었다. 도미노피자는 본사 매출을 늘리기 위해 가맹점 등 점포를 더 늘리는 대신 방문포장 주문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점포 수익성 개선에 나섰다. 방문포장을 하면 40% 안팎 할인해주거나 사이드 메뉴를 무료로 주는 등의 행사를 연중 펼쳤다.방문포장을 주문한 뒤 차량 번호를 알려주고 매장 앞에 기다리면 직원이 피자를 차로 가져다주는 ‘드라이빙 픽업 서비스’, 피자를 포장해 가는 길에 피자를 떨어뜨리는 등의 사고가 발생하면 새 제품으로 교환해주는 ‘방문포장 보증제’ 등도 내놨다.도미노피자는 세계에 1만6500여 개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배달의 원조’ 브랜드로 불리는 만큼 각국에서 배송 혁신을 위한 아이디어 경쟁이 치열하다. 호주 도미노피자는 자율배송 로봇을 도입하고, 뉴질랜드 도미노피자는 드론을 활용한 배달에 나서는 등 차별화한 배달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도미노피자(회장 오광현·사진)는 배달 피자 개념이 전무하던 1990년 한국 시장에 진출해 수입 브랜드의 한계를 뛰어넘으며 피자 대중화에 앞장서온 피자배달 전문 기업이다.도미노피자는 올해 2월 차별화한 조리법과 배달 서비스를 통해 남녀노소 모두가 일상 속에서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브랜드 슬로건 ‘라이프 푸드, 도미노(Life Food, Domino’s)’를 발표했다. 새로운 재료를 찾는 연구개발, 특별한 조리법으로 완성한 프리미엄 메뉴, 업계를 선도하는 자체 주문·배달 플랫폼과 IT 등을 통해 고객에게 ‘라이프 푸드’를 제공하겠다는 다짐이다.도미노피자는 2003년 피자업계 최초로 온라인 주문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디지털 혁신에 앞장서고 있다. 인공지능 채팅 주문 서비스 ‘도미챗’과 배달 주문한 피자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GPS트래커’, 차량을 이용한 방문포장 시 고객의 차량까지 직원이 피자를 직접 전달하는 ‘도미노 드라이빙 픽업 서비스’, 고객 맞춤형 주문 시스템인 ‘마이키친’ 등 IT를 활용한 자체 플랫폼으로 소비자 편의를 강화하며 푸드테크 선도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제일 맛있고 영양 있는 최고의 피자를 최선의 서비스로 제공한다’는 철학을 기반으로 도미노피자는 한국 진출 29년 동안 매년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며 피자 대중화 및 저변 확대에 기여해왔다. 2019년 12월 현재 전국에 461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2003년 출시한 더블크러스트는 피자의 3대 요소인 도우, 치즈, 토핑을 모두 바꾼 혁신적인 제품이었다. 얇고 바삭한 씬도우 사이에 프랑스에서 직수입한 최고급 까망베르 치즈를 넣은 신개념 피자를 선보여 소비자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또 ‘한 끼지만 여유롭고 풍성하게 즐길 수 있는 요리’라는 새로운 피자의 개념을 고안해 ‘세계 요리 피자’ 시리즈를 선보였다. 태국의 맛을 담은 시푸드 피자 ‘타이타레’를 시작으로 프랑스 요리 콘셉트의 ‘게살프랑쉐’, 스위스 요리에서 착안한 ‘씨푸드 퐁듀’ 등을 출시하며 국내 피자 시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올해도 프리미엄 신제품 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촉촉한 이베리코 포크와 콰트로 치즈를 블렌딩한 ‘더블크러스트 이베리코 피자’, 도미노피자 고객 10만 명이 뽑은 인생피자 4종을 한 판에 즐길 수 있는 ‘베스트 콰트로 피자’ 등을 출시했다.도미노피자는 ‘나눔의 미학 실천’이라는 경영철학 아래, 다양한 사회공헌 및 후원 활동도 하고 있다. 기업의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모범적이고 바람직한 기업문화를 정립하고, 친환경 경영을 실천해 사회와 기업 그리고 소비자가 함께 발전할 수 있는 성공 사례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함께 2012년부터 ‘어깨동무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올해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의 인재양성 사업과 연계해 학업, 예술, 체육 등 특정 분야에 재능이 있지만 경제적 여건으로 인해 꿈을 키우기 힘든 아이들을 후원했다.변영선 기자 armian@hankyung.com
차슈바오번으로 유명한 홍콩의 딤섬 맛집, 팀호완이 19일 한국에서 첫 손님을 맞는다서울 삼성동 팀호완 1호점에서 1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팀호완코리아 측은 "신선하게 먹어야 하는 호옹 정통 딤섬을 선보이겠다"며 "대도시 직영점 위주로 사업을 넓혀가겠다"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한국, 팀호완 12번째 진출 국가 팀호완코리아를 운영하는 청오 도미노피자코리아(DPK)의 오광현 회장은 "딤섬(點心)을 한자로 보면 '마음에 점을 찍다'는 의미"라며 "좋은 파트너와 함께 좋은 음식으로 고객 마음에 즐거운 점을 찍을 수 있는 레스토랑을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오 회장이 도미노피자에 이은 두번째 브랜드로 팀호완을 결정하게 된 것은 일본에서 팀호완을 접하면서부터다. 그는 출장을 위해 일본에 방문하던 중 사람들이 줄을 선 팀호완 매장을 발견했다. 오 회장은 "일본에서 팀호완을 보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브랜드구나 관심을 많이 두고 있었다"며 "한국에 돌아온 뒤 파트너 제안을 받고 싱가포르 본사를 방문한 뒤 파트너로 참여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2009년 홍콩 몽콕에서 20개 작은 가게로 출발한 팀호완은 11개 국가에 51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2013년 싱가포르 플라자 싱가푸라(SINGAPURA)점에서 첫 해외 지점을 연 뒤 필리핀 대만 베트남 인도네시아 호주 마카오 태국 미국 캄보디아에 잇따라 지점을 냈다. 지난해 일본에도 진출했다. 한국은 12번째 진출 국가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2014년 7월 대만 샤오웨스트점을 열었을 땐 오픈일 5시간 대기시간 기록을 세웠다. 기다리는 줄은 150m 정도였으며, 시그니처인 챠슈바오번은 하루에 평균 1만개 판매 기록을 세웠다. '맛있는 정통의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철학을 앞세워 2010년 홍콩 미쉐린 가이드로부터 1스타를 획득한 뒤 현재도 해당 별점을 유지하고 있다. ◆ 차슈바오 번 한국서 직접 로스트홍콩의 정통 딤섬을 추구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딤섬 달인으로 꼽히는 막 카이푸이(麥桂培) 쉐프는 "신선하게 먹어야 하는 정통 딤섬을 추구하고 있다"며 "한국에 있는 좋은 식자재를 사용한 딤섬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홍콩 포시즌스 호텔 미쉐린 3스타인 렁 킹 헨의 쉐프 출신이다. '차슈바오 번'이 시그니처 메뉴다. 바비큐포크는 매장에서 직접 로스트를 해 정통 딤섬의 맛을 유지할 계획이다. 탱글한 새우살을 넣은 하가우와 돼지고기 해산물을 다져 넣은 샤오마이 등도 대표 메뉴다. 현지에서 가성비 맛집으로 유명한 만큼, 한국에서도 가성비를 이어갈 계획이다. 차슈바오 번은 3개에 6000원으로 판매가를 결정했다. 또 현지의 메뉴를 최대한 선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닭죽과 비슷한 홍콩식 콘지도 오리알을 그대로 넣었고, 우육면의 육수도 홍콩 현지식을 구현했다. ◆ 무 케익에 한국 무 사용 특별메뉴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특별메뉴도 선보인다. 시그니처 메뉴인 무 케익은 한국식 무를 활용하고 육포를 더했다. 오징어튀김과 XO 차슈 볶음밥, 고추냉이 새우 춘권 등도 한국인 입맛을 고려한 특별 메뉴다. 앞으로 팀호완은 대도시 직영점 위주로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오광현 회장은 "2번째 브랜드로 채택한 게 팀호완 브랜드로, DPK가 외식 종합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다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대도시 중심으로 직영점을 이어갈 계획이며 가맹점을 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마음 속으로 목표하는 매장 수는 있지만, 일단 1호점의 상황을 지켜본 뒤 결정할 문제"라며 말을 아꼈다. 향후 고객들의 수요가 확인되면 HMR 제품으로 선보이는 것도 검토할 방침이다. 그는 "딤섬을 아침 식사나 핑거푸드로 먹어도 괜찮은 만큼, HMR 시장 진출도 고민하고 있다"며 "기술 발달을 통해 신선하게 빠르게 내놓을 수 있어야 하는 만큼, HMR 제품화는 장기 과제로 생각해 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