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리인하로 경기부양 기대"…일각선 "역부족" 지적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전격 인하한 가운데 4일 증권가에서는 향후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공조와 이에 따른 경기 부양 효과에 대한 기대감도 커가고 있다.

비록 기준금리 인하에도 간밤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일제히 급락 마감했지만, 코스피는 이날 장중 1% 넘게 상승하며 반등하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23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7.09포인트(1.84%) 오른 2,051.24를 가리켰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천727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특히 지난달 24일부터 7거래일 연속 순매도세를 이어온 외국인이 이날 순매수세로 돌아선 것이 반등의 청신호가 될지 관심이다.

증권가에서는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중앙은행의 금융 완화 정책이 경기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준이 예정되지 않은 회의를 열어서 기준금리를 전격적으로 인하한 것은 굉장히 이례적 조처"라며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인식을 시장에 심어준 것은 미국 증시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윤 센터장은 "다만 시장은 더 효과적인 경기부양책을 원하는 것이지 기준금리 인하로 인한 부작용을 걱정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경기 부양책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는 더 높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윤 센터장은 "기준금리 인하로 주식시장에는 우호적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며 "다만 글로벌 중앙은행의 공조 여부 등이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비록 통화정책이 현재의 바이러스를 진정시킬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전반적인 금융 환경 개선과 경제주체들의 자신감 회복을 통해 경제활동을 뒷받침 할 수 있다"며 "이번 바이러스 사태가 경기침체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현재와 같은 금융완화는 하반기 경기회복에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로 돈은 더 풀리고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파장은 장기화하진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이날 코스피가 장중 1% 넘게 급등하는 데 대해 "코스피는 이미 선제적 조정을 받았고 원/달러 환율이 안정되면 외국인 매매 패턴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원 부국증권 연구원도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로 인한 외국인 수급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했다.

이 연구원은 "달러 약세와 원화 강세로 인해 외국인의 매수세가 유입되면 코스피 상승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달러를 원으로 바꿔 투자하는 외국인 입장에서는 원화 강세 때 환차익으로 인한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 연구원은 "이는 기초여건(펀더멘털)이나 글로벌 경기 반등 기대감에 의한 작용은 아니다"며 "앞으로 글로벌 중앙은행의 공조에 대한 기대도 커가고 있지만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히 지속하고 있어서 증시의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기준금리 인하 조처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정창원 노무라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준금리를 인하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잡히는 것은 아니다"며 "금리를 무기로 본다면 이번 금리 인하는 총알만 낭비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 센터장은 "경기 침체의 다양한 원인 중에 어떤 것은 기준금리 인하로 해결이 되지만 이번 사태의 경우 금리 인하로 바이러스 확산을 잡을 수는 없다"며 "이미 시장에는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이라 금리 인하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