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티앤씨 "배당금 전년보다 2배 늘려…차입금 상환이 우선"
KB자산운용, 효성티앤씨에 주주 서한 "잉여현금 30% 배당하라"(종합)
효성티앤씨의 2대 주주인 KB자산운용은 3일 효성그룹이 총수 일가 지분이 높은 계열사에만 고배당을 하고 있다며 효성티앤씨에 잉여현금흐름(FCF)의 30%를 배당하라고 요구했다.

KB자산운용은 이날 효성티앤씨에 보내는 공개 주주 서한에서 "효성티앤씨가 최근 주당 2천원의 배당금을 결정했는데, 이는 배당성향 약 9.3%에 불과해 국내 주요 화학기업의 평균 배당성향 36%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어 "조현준 효성 회장이 지분 41%를 보유한 효성투자개발은 지난해 배당 성향 100.5%를 기록했다"며 "효성그룹은 총수 일가 지분율이 높은 기업이 과도한 배당성향을 보이면서 총수 지분율이 낮은 기업의 주주 환원은 미약하다"고 지적했다.

KB자산운용은 또 "효성티앤씨가 결정한 작년 배당금은 FCF의 5% 수준에 불과하다"며 "효성티앤씨 경영진은 차입금 상환이 우선이라고 주장하지만, FCF의 30%를 주주 환원에 사용해도 현재의 차입금을 상환하는 데 걸리는 기간은 3년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KB자산운용은 효성티앤씨에 회사가 생각하는 주주 정책과 설비투자(CAPEX) 계획, 부채 상환 일정을 밝히라고 요구하면서 "왜 이런 규모의 배당금을 산출하게 됐는지 설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효성티앤씨 관계자는 "배당금 총액이 80억원으로 전년도의 2배가량으로 늘었다"며 "앞으로도 주주 친화 정책 강화 기조를 유지할 계획이지만, 효성티앤씨는 효성과 분할한 지 1년 반 남짓 된 만큼 재무구조 안정화가 중요해 차입금을 우선 상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KB자산운용은 효성티앤씨의 지분 15.6%를 보유한 2대 주주이며,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 원칙)를 도입해 지분을 보유한 기업들에 주주 가치를 높이라고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