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라 무역관, 긴급 지사화 서비스…무보, 비대면 플랫폼 개설
무역기관, 업체 대신 바이어 만나고 비대면 보험·마케팅 지원
# 기계 분야 중견기업인 A사는 얼마 전 일본 도쿄(東京)의 한 전시회에 참가했다가 당혹스러운 일을 겪었다.

주최 측에서 갑작스레 행사장에서 나가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주최 측은 전시장 내 다른 참가기업과 참관객의 민원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고, A사 관계자들은 계획보다 일찍 귀국길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

# 건설업계에 종사하는 직장인 B씨는 해외 바이어와 상담하기 위해 쿠웨이트에 들렀지만, 쿠웨이트 내 한국 방문객 입국이 전면 금지되면서 바이어를 만날 수 없었다.

결국 B씨는 아랍에미리트(UAE)를 거쳐서 한국으로 돌아와야만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한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거나 입국하더라도 현지 전시회 참가 또는 바이어와의 만남이 안 되는 사례가 늘면서 기업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웬만하면 화상·온라인 상담으로 바이어를 만나지만, 최종 샘플 시연이나 인허가 등 현지에서 진행해야 하는 업무도 있기 때문이다.

코트라(KOTRA)는 이런 애로를 겪는 기업을 위해 긴급 지사화(化) 서비스를 시행한다고 2일 밝혔다.

홍콩, 이스라엘, 쿠웨이트 등 출장이 어려워진 국가나 지역에 위치한 코트라 무역관 직원이 해당 기업의 '지사' 역할을 하는 것이다.

수출 마케팅 경험이 많은 코트라 무역관 직원이 현지에서 실시간으로 바이어 요청에 대응하면서 샘플 시연, 거래처 관리, 현지 유통망 입점 등 대면 마케팅 활동을 대신 수행한다.

코트라는 "화상·온라인 교신 방식을 보완해 해외 거래처를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무역기관, 업체 대신 바이어 만나고 비대면 보험·마케팅 지원
다른 무역 관련 기관들도 코로나19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했다.

한국무역보험공사는 3일부터 비대면 무역보험·보증 서비스를 새로 선보인다.

공사가 무역보험·보증보험에 핀테크를 접목한 첫 사례인 이 서비스는 수출기업이 신용도 평가, 수출신용보증·수출보증보험 신청을 온라인상에서 할 수 있도록 새롭게 구축한 비대면 무역보험 플랫폼이다.

수출기업이 플랫폼을 이용하면 무역보험·보증 이용을 위한 제출서류가 17종에서 1종까지 줄고, 시스템 개설 이후 1년간은 5억원 이하 수출신용보증(선적 전) 보증료를 10% 할인한다.

무역보험공사는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수출지원 대책의 신속한 이행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서비스 개설을 원래 계획보다 1개월 앞당겼다.

신청부터 가입까지 전 과정을 비대면으로 1일 이내에 신속 처리할 수 있는 온라인 다이렉트 무역보험·보증도 올해 출시한다.

한국무역협회는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언택트(Untact) 마케팅을 지원하는 '수출기업 마케팅 역량 재정비 지원사업'을 시행한다.

기존에 진행하던 회사 소개 외국어 카탈로그 제작에 더해 ▲ 제품 상세 외국어 카탈로그 및 동영상 제작 ▲ 주력 제품 맞춤형 사진 촬영 ▲ 패키지 디자인 사업을 추가 지원할 예정이다.

협회 150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시범 실시되며 이후 지원 대상을 확대한다.

신청은 6일까지 무역협회 각 지역본부로 하면 된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전시회, 사절단 등 직접적인 해외 마케팅이 어려워진 시기를 무역업계가 마케팅 역량 재정비 기회로 삼을 수 있도록 이번 사업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