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주총 안건에 '전자상거래 사업 추가' 정관 변경

제조업의 서비스화
디지털 전환 가속도
LG전자가 지난해 11월 서울 학동 복합문화공간 N646에서 연 디오스 광파오븐 시식 행사에서 참가자들이 ‘인공지능 쿡’ 기능을 살펴보고 있다.  LG전자 제공

LG전자가 지난해 11월 서울 학동 복합문화공간 N646에서 연 디오스 광파오븐 시식 행사에서 참가자들이 ‘인공지능 쿡’ 기능을 살펴보고 있다. LG전자 제공

2018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가전 전시회 ‘IFA 2018’. 유럽 프리미엄 가전 업체인 밀레가 안방인 독일에서 어떤 신제품을 내놓을 것인가에 전 세계의 관심이 쏠렸다. 당시 밀레가 들고나온 것은 뜻밖에도 식기세척기용 세제 ‘파워 디스크’였다. 밀레가 자체 개발한 이 제품을 식기세척기에 넣으면 세척기가 그릇 양과 식기 오염 정도에 따라 세제량을 자동 조절했다. 세계 최초의 기술이었다. 세제가 떨어지면 ‘밀레@모바일’ 앱을 통해 자동 주문할 수 있도록 했다. 소비자가 최적의 상태에서 자사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소비재 분야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한 것이다. 이른바 ‘제조업의 서비스화’였다.
LG전자, 제조업 넘어 영역확장…'가전의 친구들' 세제·식품도 판다

“서비스도 함께 팝니다”

LG전자도 최근 제조업체 사이에서 확산하고 있는 ‘제조업의 서비스화’를 본격 추진한다. 단순히 가전제품을 판매하는 회사에 머물지 않고 제품과 연관된 서비스로 사업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전자는 이달 26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관 개정 안건을 표결할 예정이다.

회사의 목적 사항에 ‘통신판매 및 전자상거래 관련 사업’을 추가하는 게 골자다. 회사 측은 “광파오븐, 세탁기 등 가전제품과 함께 사용하는 식품, 세제 등 소비재를 ‘LG 씽큐’ 앱에서 판매하거나, 판매를 중개하는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함”이라고 정관 변경 이유를 설명했다.

LG전자는 지난해부터 LG 씽큐 앱에서 소비자들이 가전제품의 소모품이나 주변기기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퓨리케어 360도 공기청정기’의 휠과 필터, 무선청소기 ‘코드제로 A9’의 물걸레 파워드라이브와 청소포 등을 판매하는 게 대표적 예다.

LG전자는 제품 판매에만 그치지 않고 소비자가 제품을 등록하면 앱에서 필터 교체 시점도 알려준다. 앞으로는 이곳에서 자사 기기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세제및 식품까지 판매하거나 판매를 중개하겠다는 목표도 정했다. 아마존의 자동 주문 서비스처럼 씽큐 앱이 세제 소모 시점을 파악해 자동 주문해 주는 서비스도 제공할 전망이다.

LG전자는 이미 식품 기업과 손잡고 협업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LG 디오스 광파오븐에는 업계 최초로 ‘인공지능 쿡’ 기능이 탑재돼 있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씽큐 앱 카메라로 간편식 같은 식품 포장지 앞면을 촬영하면 조리 시간과 온도 등의 정보가 클라우드 서버에서 디오스 광파오븐으로 전송된다. 소비자가 오븐에 식품을 넣고 시작 버튼을 누르면 오븐이 자동으로 최적 온도와 시간을 맞춰 조리에 들어간다.

LG전자가 정관을 개정하면 광파오븐으로 요리할 수 있는 간편식을 씽큐 앱에서 주문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일회성 제품 판매로 끝나지 않고 관련 서비스 제공과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소비자 만족을 극대화해 전자제품 재구매를 유도하겠다는 취지로 분석된다. 앞서 LG전자가 정수기, 공기청정기, 스타일러 등에 대한 가전 관리 서비스 ‘케어 솔루션’을 선보인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LG그룹 ‘디지털 전환’ 가속화

LG전자뿐 아니라 다른 LG 계열사 간 시너지도 기대된다. LG CNS는 통신(LG유플러스), 가전(LG전자), 소비재(LG생활건강) 등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는 고객 정보를 모두 통합해 한 개인의 소비 형태를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LG그룹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 전환’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2018년 취임 이후부터 “디지털 전환은 더 나은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핵심 수단”이라고 강조해왔다. 단순히 좋은 하드웨어를 생산하는 데서 나아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제시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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