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장 확진자 속출에 폐쇄 위기…'반도체 코리아' 회복 지연 우려
석유·화학업도 추가 실적 악화…사업장 폐쇄, 주총 차질 줄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3천여명에 달할 정도로 맹위를 떨치면서 전자업계와 석유화학 업계의 '복합 타격'이 현실화했다.

재택근무, 이동 최소화 등 비상모드를 가동하고 있으나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하거나 확진자와 접촉한 우려가 있는 직원들이 늘어나면서 점차 업무 공백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에서는 코로나19로 멈췄던 중국 공장들이 춘제(春節·중국의 설) 이후 재가동을 시작했으나, 완전 정상화는 여전히 이루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진정 안되는 코로나19…전자·반도체 '복합피해' 현실이 됐다

◇ 반도체 회복 지연 우려 커져…석유·화학 판매감소 현실화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현재 코로나19로 받는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불확실성이 가중했다.

세계 최대 휴대전화 시장인 중국 시장이 코로나19로 위축되면서 중국 수출 비중이 큰 반도체 업계 타격이 예상된다.

리서치 전문회사 스톤파트너스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전년 동기보다 40∼50%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연간 생산 계획을 하향조정하고 있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모바일 영향으로 기존 예상보다 부진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글로벌 D램 가격이 2개월 연속 상승한 것은 코로나19로 생산 차질을 우려한 업체들이 재고를 선제적으로 확보했기 때문이라, D램 가격 오름세가 반도체 업황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키움증권 박유악 연구원은 "D램 거래 가격이 소폭 상승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노트북 생산량 차질이 발생해 가격 상승폭은 예상치를 하회했다"며 "중국 스마트폰 서플라이 체인이 코로나19 영향권에 있어 2분기 모바일 D램 가격 상승폭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진정 안되는 코로나19…전자·반도체 '복합피해' 현실이 됐다

지난해 최악의 실적 부진에 시달린 석유·화학 업계도 코로나19로 추가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

올해 초 중동 지역 긴장 고조에 따른 원유 가격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커진 가운데, 코로나19까지 이중고를 맞았다.

회사들이 공장 가동률을 공개하지는 않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일부 지역에서 가동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로 이동·교통이 급감하며 석유 제품 수요도 타격이 가시화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구체적인 타격 정도는 1∼2월 통계로 확인될 것"이라며 "중동 긴장 완화로 실적 회복을 기대했으나 코로나19로 예상보다 더 악화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 사업장 '셧다운' 공포 확산…삼성 구미사업장 직원 확진자 3명
사업장 '셧다운'에 대한 우려가 연일 커지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한국 반도체 공장 생산이 중단되는 것이 한국 경제에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보도했다.

반도체 공장은 전 라인이 '클린룸'으로 직원들이 방진복, 방진모, 마스크, 이중 장갑 등을 착용하고 보호장치를 통해 바이러스 전파를 통제하기 때문에 반도체 공장 셧다운은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그러나 실제 확진자가 발생하면 동선 등에 따라 공장 운영에 변수는 있다.

반도체 공장 셧다운이 현실화하면 피해는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2분여 정전이 난 사고로 수백액원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달 22일 코로나19 확진 직원 나와 사업장일 사흘 간 일시 폐쇄했던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에서는 일주일 만인 전날(29일) 확진 직원이 2명 추가로 발생하면서 또 다시 일부 폐쇄하게 됐다.

방역 소독을 위해 구미 사업장 전체를 이날 하루 간 폐쇄하고, 확진자가 근무한 층은 3일 오전까지 사흘 간 폐쇄한다.

확진자와 접촉한 직원들은 즉시 자택 격리조치 했다.

진정 안되는 코로나19…전자·반도체 '복합피해' 현실이 됐다

자사 직원이 확진자가 아니어도 사업장 운영에 차질을 보는 일도 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구미사업장에서는 전날 사업장에 입주한 은행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은행이 있는 시설과 일부 생산시설을 일시 폐쇄하고 주말동안 방역을 실시했다.

3일부터 정상 가동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에서는 지난달 28일 협력업체 직원인 구내식당 근무자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구내식당을 이날까지 폐쇄하고 방역을 실시했다.

함께 근무했던 직원들은 자가격리 조치했으며 접촉자들을 추가로 파악하고 있다.

LG그룹은 LG전자 등 주요 계열사들이 입주한 여의도 트윈타워를 지난달 28일 재택근무로 운영했다.

바로 인근에 있는 한 공사장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최소한 인원만 출근하고, 직원들을 재택근무로 돌려 방역 작업을 한 것이다.

이번주도 선제 대응 차원에서 확진자 동선과 겹친 직원들은 재택근무 하도록 할 방침이다.

인력 위주로 돌아가는 가전 조립 공장은 확진자가 한명이라도 나오면 셧다운이 될 가능성이 타 조업 공장보다 크기 때문에 가전 회사들은 비상 대응책에 부심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도 자회사들의 정유·화학 공장이 모인 울산콤플렉스(CLX)가 24시간 가동 설비라, 확진자가 나와도 공장을 가동할 비상 체제를 가동 중이다.

비상 상황시 핵심 근무자들이 방호복을 착용하고 근무하도록 방호복을 준비했고, 전 근무자들의 체온을 하루에 3번 측정하고 있다.

종교 행사 등 다중 집결 장소를 피하라고 권고했다.

한국인 입국 제한 국가가 늘어나면서 출장·미팅 취소 등이 속속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에서는 코로나19로 한국에 일시 귀국했다가 복귀하는 주재원 등 한국 입국자들을 2주 이상 격리시키는 지역이 늘어나며 사업장 완전 정상화에 차질을 빚는 것으로 알려졌다.

◇ 주주총회도 '비상'…일정·장소 변경, 전자투표제에 참석자 체온 확인까지
3월 정기 주주총회 기간에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면서 재계에 비상이 걸렸다.

사람들이 몰리는 주총상 특성상 바이러스 감염 우려가 높아 주총 소집 자체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진정 안되는 코로나19…전자·반도체 '복합피해' 현실이 됐다

삼성전자는 오는 18일 주주총회를 기존 서초사옥보다 규모가 훨씬 큰 경기 수원컨벤션센터로 열기로 하고, 방역을 최대한 강화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주총 연기 계획은 없다.

LG전자는 26일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주총을 연다고 소집하면서 "코로나19 등 비상사태에 따른 일정·장소 변경" 가능성을 언급했다.

LG디스플레이와 LG화학도 각각 20일 파주 러닝센터와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주총을 개최하는 가운데, 코로나19 확산 추이에 따라 일정·장소가 유동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LG화학, SK이노베이션, 효성 등 다수 회사들은 주총장 입구에서 열화상 카메라 등으로 참석자들의 체온을 확인하고,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으면 출입을 제한할 것이라고 공지했다.

마스크 착용도 당부하고 있다.

전자투표 활성화도 주주들에게 독려하고 있다.

삼성전자 등이 올해부터 주총 전자투표제를 도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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