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고정거래가 상승

해외 바이어 "일단 물량 확보"
D램시장 한국 점유율 72%
혹시나하는 우려에 주문 늘어
삼성·SK하이닉스 "생산차질 없다"
D램도 '코로나發 쟁여두기'…고정가 두달째 상승, 현물가는 '반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반도체 수요 감소 우려에도 불구하고 D램 고정거래가격이 두 달 연속 상승했다. 이달 초부터 하락세를 보였던 D램 현물가격도 최근 사흘 연속 올랐다. 반도체 공장 가동 차질 우려로 D램 공급 부족 가능성이 제기되며 가격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에서의 급속한 코로나19 확산’도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D램 세계 1위 삼성전자와 2위 SK하이닉스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며 일부 구매자가 현물시장에서 재고 확보에 나섰다는 것이다. 시장에선 D램 가격이 다음달까진 소폭 오르다가 모바일 D램 수요가 회복되고 서버 업체들의 구매가 본격화하는 2분기(4~6월)부터 본격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D램 고정거래가격 깜짝 상승

27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 2월 고정거래가격은 전월 대비 1.41% 상승한 2.88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1월 1.07% 오른 데 이어 두 달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고정거래가격은 대규모 물량을 거래하는 기업들이 책정한 가격이다. 반도체 시황의 ‘가늠자’ 역할을 한다.

시장 심리를 반영하는 D램 현물가격도 최근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날 D램 현물가격은 전날보다 1.91% 오른 3.42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5일 이후 사흘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D램 현물가격은 4일 3.49달러를 찍은 뒤 24일까지 13거래일 동안 못 올랐다.

반도체업계에선 이달 고정거래가격이 보합 또는 하락세를 보일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반도체 수요 감소 우려가 컸기 때문이다. 세계 반도체 수요의 약 60%를 차지하는 중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이 구매를 줄일 것이란 전망이 현물가격을 끌어내리기도 했다.
D램도 '코로나發 쟁여두기'…고정가 두달째 상승, 현물가는 '반등'

D램 재고 확보 나선 IT 기업들

예상과 달리 가격이 오른 것은 ‘경기 둔화’보다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컸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최근엔 ‘코리아 리스크(위험)’까지 부각되며 반도체 가격을 밀어올렸다. 한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하게 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생산 차질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시장에서 재고 확보에 나섰다는 얘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세계 D램 시장의 72.7%(2019년 4분기)를 장악하고 있는 세계 1·2위 업체다. 한국 생산 비중은 전체의 60~70% 정도로 추정된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D램 주요 수요처들은 한국의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 재고 확보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반도체 업체들은 ‘생산 차질 가능성’보다 ‘꿋꿋한 수요’에 주목하고 있다. 서버 D램 주문이 꾸준하기 때문에 D램 고정거래가격이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생산 라인은 국내 어느 장소보다 철저하게 관리되고 있다”며 “방진복을 입고 일하기 때문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들어오더라도 확산될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2분기부터 본격 가격 반등 전망

이달 고정거래가격이 깜짝 상승한 데 이어 2분기에 본격적으로 오를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코로나19 사태로 주춤했던 모바일 D램 수요가 2분기에 회복할 것이란 예상에서다. 모바일 D램은 전체 D램 수요의 40%가량을 차지한다. 화웨이,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도 판매량 감소를 전망하고 모바일칩 구매 시점을 2분기 이후로 미루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세계 D램 물량의 약 30%를 차지하는 서버용 D램 가격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2분기에 서버 D램 주문이 본격적으로 쏟아질 것으로 보는 전문가도 적지 않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설비투자가 지연된 탓에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갈 것’이란 전망도 2분기 가격 상승론을 뒷받침한다. 한 반도체 업체 관계자는 “2분기부터 연말까진 D램 가격이 꾸준히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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