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걸음 더

레드오션과 블루오션 사이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이것은 갈비인가 통닭인가.”

고반장네가 개발한 왕갈비통닭은 새로운 메뉴다. 하지만 동시에 익숙한 치킨이기도 하다. 기존 고추장을 베이스로 한 양념치킨의 소스를 갈비양념으로 대체했을 뿐이다. 우리는 여기서 ‘퍼플오션(purple ocean) 전략’을 엿볼 수 있다. 퍼플오션 전략이란 레드오션(red ocean)과 블루오션(blue ocean)의 중간개념이다. 완전히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블루오션 상품보다 기존의 익숙한 레드오션 상품에서 발상의 전환을 통해 조금 다른 상품을 만드는 것이다.

퍼플오션 전략은 블루오션 전략의 대체 전략으로 등장하게 됐다. 블루오션이란 개념은 2000년대 중반 처음 국내에 소개됐다. 당시 수많은 기업이 블루오션 전략을 고민했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블루오션을 찾는다고 해도 경쟁자들이 쫓아와 금세 레드오션이 되곤 했다. 이에 아이디어 연구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퍼플오션 전략이 주목받게 됐다.

국내엔 퍼플오션 전략으로 큰 성과를 거둔 상품이 이미 많이 나왔다. ‘허니버터칩’이 대표적인 사례다. 허니버터칩은 기존 감자칩에 고소한 버터의 풍미를 입혀 출시된 과자다. 2014년 8월 출시한 이후 SNS에서 입소문을 타며 3개월 만에 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암시장에서 거래되는 해프닝이 벌어질 정도로 높은 인기를 구가했다.

최근 삼성전자가 내놓은 ‘폴더블폰’도 퍼플오션 전략의 결과물이다. 과거 블루오션이었지만 현재는 레드오션 상품이 된 스마트폰, 이를 뛰어넘는 블루오션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선 천문학적인 비용이 불가피하다. 삼성은 간단하지만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이를 돌파한다. 화면을 이어 붙여 폴더블폰 시장을 개척했다.

최근 콘텐츠 시장에서 각광받는 ‘원소스 멀티유즈(one source-multi use) 전략’도 퍼플오션 전략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원소스 멀티유즈란 기존에 인기 있었던 만화나 소설 등을 토대로 영화, 드라마 등을 제작하거나 원작의 캐릭터를 상품화해 완구류, 의류 등에 적용하는 전략을 말한다. 요즘 가장 ‘핫’한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도 동명의 웹툰에서 탄생했다는 점에서 원소스 멀티유즈 전략이자 퍼플오션 전략의 사례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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