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샌즈 ‘C-19 디버킷’
화이트샌즈 ‘C-19 디버킷’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심각한 수준으로 확산하면서 패션 스타일이 달라지고 있다. 필수품이 된 마스크도 남들과 다른 제품, 패션 마스크를 착용하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 또 외부로부터 얼굴을 철저하게 보호하기 위해 모자에 투명 비닐을 단 제품이 출시됐는데 나오자마자 품절될 정도로 인기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 ‘완벽하게 가리는 패션’이 유행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얼굴 전체를 가리는 모자까지

패션 온라인몰 29CM은 지난 22일 특이한 버킷햇(천 소재로 챙을 두른 모자)을 내놨다. 그냥 쓰면 일반 버킷햇과 똑같지만 투명한 비닐 가림막을 챙 끝에 달아 얼굴 전체를 외부로부터 보호해주는 제품이다. 1차 생산량이 모두 팔려 24일부터 2차 예약주문을 받기 시작했다. 이 모자는 화이트샌즈의 ‘C-19 디버킷’으로, 버킷햇을 제조하던 화이트샌즈가 코로나19 사태를 보고 급하게 디자인을 변경해 국내에서 생산했다. 마스크만으로는 불안해하는 사람이 늘면서 눈과 입, 귀, 얼굴 전체를 가릴 수 있는 모자로 관심이 몰린 것이다.

이 모자는 투명 가림막을 지퍼로 뗐다 붙일 수 있는 게 강점이다. 코로나19 사태가 끝난 뒤에도 일반 버킷햇처럼 쓸 수 있다. 이 회사는 아동용 제품 문의가 많아 다음주께 4~8세용 디버킷 모자도 내놓을 계획이다.

"스타일도 포기 못해"…패션 마스크 뜬다
알록달록 마스크 품절 사태

미세먼지와 바이러스를 차단해주는 KF94 기능을 갖춘 마스크도 색상이 다양해지고 있다. 기존엔 블랙, 화이트만 출시됐지만 마스크 전문업체들이 핑크, 민트, 카모플라주(군복 무늬) 등 다양한 디자인의 신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반응은 폭발적이다. 일단 지금 살 수 있는 제품이 없다. 생산량보다 주문량이 많아 재고가 동났기 때문이다. 대표적 패션 마스크는 에티카의 ‘에어웨이베이직 마스크’로 KF94 기능을 갖추고 가격도 싼 편이다. 블랙과 화이트는 기본이고 핑크 베이지 퍼플 민트 네이비 그레이 카키 등 색상이 다양하다. 디자인도 심플하다. 베이지 색상은 멀리서 보면 착용하지 않은 것처럼 보여 마스크를 꺼리는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다. 다른 패션 마스크도 대부분 품절됐다.

구입 가능한 제품 중에선 에티카의 ‘스타일 듀얼 마스크’ ‘스타일 카모 마스크’ 등이 인기다. 일반 일회용 KF94 마스크를 안에 착용한 뒤 겉에는 패션 마스크로 가리기 위해 이 제품을 산다. 스타일 듀얼 마스크는 라임네이비, 옐로오렌지, 펀치블루 등 톡톡 튀는 색상으로 안과 밖을 다르게 제작했다. 에티카 관계자는 “현재 제품 구입 문의가 너무 많고 공장 생산도 과부하 상태라 언제 다시 판매가 가능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긴급 재고 확보 나선 업체들

미국 마스크 전문 브랜드인 보그마스크도 대부분의 제품이 품절된 상태다. 회사 측은 문의가 이어지자 인기가 많은 슬레이트 그레이 색상, 블랙 패턴 마스크 등은 “재고를 확보 중”이라고 공지했다. 오가닉 아쿠아스플래시, 오가닉블랙 등 밸브가 달린 패션 마스크도 품절돼 추가 생산에 들어갔다.

슈트에 잘 어울리는 브리더수트 마스크도 인기몰이 중이다. 남성 슈트를 잘 만들기로 유명한 김서룡 디자이너가 제작에 참여한 브리더수트 마스크는 지난달 23일 처음 출시했는데 코로나19 사태 이후 급격히 판매가 늘었다. 안에 교체용 필터를 장착하는 타입인데 필터는 품절됐다. 이 회사는 27일 1인 1세트(10장)씩만 필터를 한정 판매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아이마스큐, 씨엘로, 매직 브이라인 마스크 등이 코로나19용 패션 마스크로 인기다. 와디즈에서 펀딩을 통해 판매한 씨엘로와 매직 브이라인 마스크는 각각 1억200만원, 9000만원어치가 팔렸다. 펀딩이 끝났지만 400~500명의 회원이 앙코르 펀딩을 요청한 상태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