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교수협 "감사원장, 국회법 무시"
"한수원·산업부 관련자 책임 물어야"
한국수력원자력 일부 노조와 원전지역 주민 대표들이 지난 6일 국회에서 월성 1호기 조기폐쇄를 반대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수력원자력 일부 노조와 원전지역 주민 대표들이 지난 6일 국회에서 월성 1호기 조기폐쇄를 반대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 61개 대학 225명의 교수들이 참여하고 있는 ‘에너지정책 합리화를 추구하는 교수협의회’(에교협)가 “월성 1호기 감사결과 발표를 연기하겠다는 감사원 결정은 불법적 정치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 월성 1호기의 조기폐쇄 시도를 조직적으로 은폐하고 경제성 평가를 왜곡한 한국수력원자력 및 산업통상자원부 관련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에교협은 25일 발표한 성명에서 “감사원은 월성1호기 영구정지를 결정한 한수원 이사회에 대한 감사 결과를 국회법이 정한 시한인 이달 말까지 반드시 발표해야 한다”며 “발표를 무기한 연기한다는 감사원장 결정은 맹백한 불법적 정치 행위이고, 배임과 국민 기만”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최재형 감사원장은 지난 19일 기자간담회에서 “월성 1호기 조기폐쇄와 관련한 감사 결과를 (법적 시한인) 2월 말까지 발표하기 어렵게 됐다”며 “초기 단계에서 자료 제출이 충분하지 않았고, 담당자들이 (감사 대상자인 한수원 직원 등의) 컴퓨터를 받아와 포렌식을 하다 보니 지난 1월 22일에야 실지감사를 종료했다”고 말했다.

에교협은 “국회의 합법적인 감사 요구에 대한 감사 결과의 보고를 ‘사안이 복잡하다’는 황당한 사유로 무기한 연기하겠다는 감사원장의 발표는 국회법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이라며 “감사 보고서 제출 기한은 국회법에 명시된 것으로 감사원장이 임의로 연장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준사법기관인 감사원이 드러내놓고 국회법을 무시하는 일은 감사원장이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할 심각한 국정농단”이라고 했다.

국회법 제127조의 2에 따르면, 감사원은 국회의 감사 요구를 받은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그 결과를 국회에 보고해야 한다. 특별한 사유로 기간 내에 감사를 마치지 못하면 중간 보고 후 감사기간 연장을 요청할 수 있는데, 이 경우에도 최장 2개월이 시한이다. 이달 말은 월성 1호기 조기폐쇄에 대한 국회의 감사 요구가 있은 지 총 5개월이 지나는 시점이다.

에교협은 “행정부를 감찰하는 헌법기관인 감사원장이 이례적으로 국무총리를 면담하고, 국무총리실 관료를 감사위원으로 영전시킨 직후 감사 결과 보고의 무기한 연기를 발표한 것은 감사원의 권위와 독립성 훼손에 해당한다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한 일이었다”며 “감사원장은 정치적 행보로 감사원의 권위와 독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한 사실에 대해 분명한 사과와 재발 방지를 약속하라”고 촉구했다.

에교협은 “국민을 기만하고 국가 기간산업을 위태롭게 만든 산업부와 한수원 관련자들에게도 무거운 책임을 물라”고 강조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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