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전문가 진단…"부양책 본격 가동되면 중장기 회복 기대"
"코로나19로 증시 단기충격 불가피…눈높이 낮춰라"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증시를 강타하면서 투자자의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

증권가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단기적으로 금융시장 충격이 불가피하므로 증시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24일 오전 11시 19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12% 급락, 2,100선마저 내주고 2,095.32에 머물렀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지난 22일 433명, 23일 602명 등으로 급증하면서 급기야 정부가 전날 코로나19 위기 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한 것이 투자심리를 뒤흔들었다.

이날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오전 현재 763명으로 전날보다 161명 늘고 7번째 사망자도 발생하면서 증시는 오전 중 낙폭을 키웠다.

KB증권은 기존의 '코스피 2,100 중반대 매수 권고' 의견을 '코스피 2,100 이하 매수 권고'로 낮췄다.

이은택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가 심각 단계로 격상되면서 증시 영향력도 커질 수밖에 없다"며 "확진자가 74만여명, 사망자가 263명에 이른 2009년 신종플루 사태 당시 코스피가 약 11% 조정받은 점 등을 고려해 이같이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19 추이를 2~3개월은 지켜봐야 하는데 시장이 너무 일찍 안도한 감이 있다"며 "투자자는 3월 중반까지는 무조건 조심하면서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결국 중국 산업 가동률이 올라와야 우리 수출 기업도 돌아간다"며 "3월 중순 이후 중국 가동률이 올라올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언론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자 1명이 평균적으로 병을 전파하는 환자 수는 3.0명 이상으로 최대 6.6명에 이른다는 연구도 있다"며 "이는 신종플루의 1.4~1.6명에 비해 전염성이 훨씬 높은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따라서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할 경우 세계 경제에 대한 부정적 영향과 세계 증시의 조정이 불가피하다"며 "특히 한국 등 아시아 시장은 하락 폭이 더 클 수 있다"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코로나19 확산이 진정되고 한국과 중국 등 각국의 경기부양 정책이 본격 가동되면 증시가 늦게나마 이전의 회복 추세를 되찾을 가능성이 크다고 기대했다.

대신증권은 "코로나19로 인해 세계 주요국의 경기부양 정책이 더 강해지면서 이번에도 극도의 공포심리가 저점매수 기회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코스피 2,100 이하에서 반도체 등 기존 주도 종목 중심 비중확대 전략이 유효하다"고 전망했다.

정연우 리서치센터장은 "이달 말~내달 초까지는 증시 조정이 불가피하지만, 그 이후 확진자 수 증가세도 둔화하고 치료제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면서 시장이 반등할 것"이라며 "코로나19로 경기회복 시기가 늦춰질 뿐 중장기적 증시 상승세 자체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만에 하나 확진자 수 증가세가 3월까지 이어지면 판단을 바꿀 수도 있을 것"이라며 "1~2주간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한국 내 확진자 수 급증은 일부 종교 관련 바이러스 노출 의심 피해자들이 검사를 단기간 몰아서 받고 있어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해당 이슈에 따른 확진자 수 증가세가 이번 주 중 정점을 확인하고 꺾일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가 이번 주 정점을 지나면 다음 주 증시 반등 기대감이 커질 것이므로 주식에 대한 낙관론을 아직 버릴 이유는 없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