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일시 폐쇄에 직원 휴가
TK 이어 부·울·경 생산 차질
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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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발(發) 셧다운(일시 중지)’ 공포가 현실화하고 있다. 지난주 대구·경북에 이어 대규모 산업단지가 있는 부산·울산·경남 등 ‘영남 벨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어서다. 확진자가 근무하는 공장이 문을 닫고, 접촉자들이 격리되면서 대규모 생산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23일 산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2~24일 경북 구미사업장을 폐쇄하고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갤럭시S20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무선사업부 소속 직원(28)이 지난 22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다. LG전자 LG디스플레이 구미사업장은 대구와 경북 청도에서 출퇴근하는 생산직 근로자 전원을 대상으로 유급휴가를 시행하기로 했다. ‘한국 전자산업의 중심지’인 구미국가산업단지에는 전자 섬유 화학 등 2600여 개 업체가 몰려 있다.

산업계는 협력업체의 확진자 발생으로 인한 도미노 셧다운도 우려하고 있다. 21일 경북 경주에서 숨진 채 발견된 서진산업 직원(41)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서진산업은 24일까지 방역을 위해 공장을 폐쇄한다. 차량용 프레임 등을 생산하는 이 회사는 현대자동차 1차 협력사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이달 초 중국산 부품 공급 차질로 문을 닫은 데 이어 코로나19 확산으로 가동 중단이 길어지면 업계 전체에 타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도레이첨단소재도 구미공장에 근무하는 협력업체 직원의 여자친구(26)가 확진자인 것으로 밝혀져 직원들을 자가격리 조치하고 공장 방역을 했다.
코로나 확진자 급속 확산
부산·울산·경남 '도미노 셧다운' 경보


코로나발(發) 중국산 부품 조달 차질로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등 한 차례 홍역을 치른 한국 자동차업계에 또 한 번 비상이 걸렸다. 국내 완성차 업체에 부품을 납품하는 1차 협력사(서진산업) 직원이 숨진 채 발견된 데 이어 사후 검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대구·경북 지역에 집중돼 있던 코로나19 확진자가 부산·울산·경남 등으로 광범위하게 확산하면서 협력업체부터 대기업까지 ‘도미노 셧다운(일시 중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부·울·경은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14.6%를 차지하며 연간 1247억달러(2018년 기준) 규모를 수출했다.
자동차 이어 전자까지…영남벨트 '셧다운 공포'

대구·경북지역 차 부품업체 집중

경주시에 따르면 자동차 부품업체 서진산업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24일까지 사업장을 폐쇄할 계획이다. 서진산업은 자동차 프레임, 섀시 등 차체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다. 숨진 직원 A씨(41)는 서진산업에서 부품을 싣고 나르는 지게차 운전업무를 했다. 팰리세이드, 코나 등 현대자동차 주력 모델에 들어가는 이 회사 제품은 현대차 울산공장에 납품된다. 현대차는 서진산업으로부터 이미 납품받은 부품에 방역 작업을 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미 보유한 부품 재고가 있기 때문에 당장 생산 차질은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앞으로 방역 과정을 거친 부품만 공장 안으로 들인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울산공장은 근로자가 3만 명 이상인 데다 직원들이 컨베이어벨트에 줄지어 일하기 때문에 확진자가 발생하면 감염 확산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1차 협력업체만 300여 개에 달하는 데다 내외부로 다니는 부품 이송 차량이 하루 2만 대가량 오가는 만큼 감염 위험도 높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엔 자동차 부품업체가 집중돼 있다. 현대·기아차는 해당 지역에 있는 1차 협력업체만 60여 곳에 달한다. 현대제철 포항공장은 이날 관리직 직원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이 직원이 근무하던 사무동 한 층을 폐쇄했다. 현대제철은 이 직원을 자가격리 조치한 뒤 사무동 건물을 방역하고 포항 직원들을 상대로 증상 유무를 조사하고 있다. 도레이첨단소재도 구미에서 발생한 두 번째 확진자 B씨(26)의 남자친구가 구미공장에서 근무하는 협력업체 직원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긴급 방역’에 들어갔다.

LG, 대구 거주 생산직 유급휴가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생산 차질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무선사업부 소속 직원 C씨(28)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24일까지 구미사업장을 폐쇄하고 방역 작업을 한다. 구미사업장은 갤럭시Z플립, 갤럭시 폴드 등 폴더블 스마트폰부터 최근 출시된 신제품 갤럭시S20 등까지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생산한다. 삼성전자는 24일부터 할 예정이던 신입사원 교육도 취소하고 유급휴가로 대체했다. 직원들은 마스크를 써야 통근버스를 타고 회사 출입을 할 수 있게 했다.

LG전자, LG디스플레이 구미사업장은 대구·청도에서 출퇴근하는 생산직 근로자 전원을 유급휴가 보내기로 했다. 사무직 근로자는 재택근무를 한다. LG전자는 구미·창원 사업장으로의 ‘출장 자제령’을 내린 상태다.

울산에 기반을 둔 조선업계도 비상이다. 협력업체를 포함해 근로자 2만4000여 명이 모여 근무하는 만큼 감염 전파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24일부터 본사 주요 출입문 7곳에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하고 직원들의 체온을 잰다.

고재연/황정수/박상용/이선아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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