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KCGI(강성부펀드)가 한진칼 주주들로부터 위임장을 받는 아르바이트를 모집하고 있다. 조 회장 측과 ‘3자연합’ 측의 지분율 차가 1% 남짓에 불과해 우호지분을 한 주라도 더 늘리기 위해서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CGI는 최근 ‘위임장 확보’ 아르바이트를 모집하고 있다. 오는 3월 25일께 열릴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 대비해 소액주주로부터 ‘주총 의결권을 3자연합 측에 위임한다’는 자필서명 혹은 이메일을 받는 업무다. KCGI는 이미 주주들의 이름, 연락처, 보유 주식 수 등이 담긴 주주명부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KCGI가 위임장 사수에 나선 건 이번 주총 표 대결에서 소액주주들의 향방이 중요해서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KCGI·반도건설 등 3자 연합이 보유하고 있는 한진칼 지분은 31.98%(의결권 기준)로, 조 회장 측(33.45%)보다 1.47%포인트 적다. 강성부 KCGI 대표와 개인적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지분(2~3%로 추산)을 합쳐도 크게 앞서지 않는다. 반도건설을 중심으로 3자연합이 올해 5%가량을 추가로 사들여 지분율이 37.08%로 높아졌지만 주주명부폐쇄일 이후 산 것이어서 이번 주총에서는 의결권이 없다.

한진그룹도 주총 전 위임장 확보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 한진, 한국공항 등 3개 노동조합은 지난 17일 조 회장을 지지하는 성명문을 발표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