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자연합’ 한배 탄 김신배 前 SK 부회장 > 강성부 KCGI 대표(오른쪽)가 20일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에서 한진칼 사내이사 후보인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을 소개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 ‘3자연합’ 한배 탄 김신배 前 SK 부회장 > 강성부 KCGI 대표(오른쪽)가 20일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에서 한진칼 사내이사 후보인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을 소개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강성부 KCGI(강성부펀드) 대표는 20일 기자간담회에서 “조원태 회장이 경영 실패에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KCGI는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의 최대주주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건설 등과 함께 ‘3자 연합’을 꾸리고 있다.

KCGI는 이날 반도건설이 지난 13일부터 한진칼 주식 297만2017주(5.02%)를 추가로 사들였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3자 연합 측의 지분율(37.08%)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 지분율(34.45%)을 넘어섰다. 이번 추가 매입을 통해 양측 간 경영권 분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진그룹은 이날 자료를 내고 “현 경영진에 대한 인신 공격적 비난 일색인 새로울 것 없는 반쪽짜리 기자간담회였다”고 반박했다.
KCGI "조원태 경영실패" vs 한진그룹 "3자연합은 투기세력"
강성부 “조현아 경영 안 나설 것”

강 대표는 조 회장의 경영을 “총체적 실패”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861.9%로 업계 불황을 감안하더라도 압도적인 수준”이라며 “이는 오너의 극단적인 의사결정 구조에 따른 잘못된 투자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강 대표는 이어 “지금 한진그룹에 필요한 것은 전문경영체제”라고 강조했다. 한진그룹 일가인 조 전 부사장의 경영 복귀 가능성에는 “절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지분 공동 보유 계약에 3자 연합) 주주들은 경영에 절대 나서지 않는다는 확약 내용이 있다”고 공개했다.

강 대표는 주총에서 승리를 장담했다. 3자 연합은 다음달 정기 주주총회에 의결권이 있는 지분율(주주명부 폐쇄일)에서조 회장 측에 뒤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강 대표는 “3월 정기주총 이후 임시주총 등을 통한 장기전은 고려하지 않는다”며 “이번 주총에서 이길 것”이라고 자신했다. 시장에선 강 대표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타임폴리오자산운용(2% 내외)을 우군으로 끌어들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강 대표는 ‘먹튀’ 논란과 대규모 구조조정에 대해선 “10년 이상 장기투자로 정당한 이익을 얻을 것”이라며 “주총에서 이겨도 인위적 구조조정을 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했다. 소액주주와 한진그룹 직원들의 표심을 얻으려는 발언이라는 분석이다.

한진그룹 “3자 연합은 투기세력”

한진그룹은 이날 오후 8쪽짜리 입장문을 내고 강 대표 측 간담회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한진그룹은 우선 “조현아 전 부사장이 경영 일선에 나서지 않겠다는 3자 연합의 주장은 시장과 주주에 대한 기만행위”라며 “3자 연합이 제안한 ‘이사 자격조항 신설’도 조 전 부사장의 복귀에 걸림돌을 없애려는 꼼수”라고 지적했다. 3자 연합은 13일 정관에 이사 자격과 관련해 ‘배임·횡령죄로 금고 이상 형의 선고가 확정되고, 그로부터 3년이 지나지 않은 경우’란 내용의 조항을 신설하자고 제안했다. 조 전 부사장은 관세법, 출입국관리법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을 뿐 배임과 횡령에는 관련되지 않았다.

강 대표가 과도한 부채비율과 경영 부실의 책임을 들고 나온 것과 관련해선 “신형 항공기 도입을 위한 대규모 투자로 인한 것으로 항공산업 특성을 모르는 아마추어적 발상”이라며 “3자 연합이 추천한 이사 후보들을 보면 전문성·독립성·다양성 등을 갖추지 않은 인물들”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한진그룹은 구글, 페이팔 등을 발굴한 글로벌 액셀러레이터인 ‘플러그앤드플레이’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한진그룹 측은 신사업 기회를 발굴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한진그룹은 “3자 연합은 우리와 달리 투기세력으로 ‘먹튀’해 주주들에게 피해를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