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준 부산관광공사 사장, 국제관광도시 시민토론회서 쓴소리
"안내판 엉망에 불친절한 언행, 관광도시부산 뼛속까지 바꿔야"
최근 정부가 부산을 국제관광도시로 선정한 가운데 부산시 산하기관장이 진솔한 지적과 제안을 내놓아 눈길을 끈다.

18일 부산관광공사에 따르면 정희준 사장은 최근 부산여성신문 주최로 부산시의회에서 열린 '부산국제관광도시 비전과 발전방안 시민 대토론회'에 참석해 '국제관광도시 성공의 열쇠-인식의 대전환'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정 사장은 "부산이 진정 국제관광도시로 성장하고 싶다면 친절과 서비스가 몸에 배어야 한다"며 "언제나 웃고 상냥한 코맹맹이 소리로 손님을 맞이하는 일본까지는 아니더라도 그 무뚝뚝함과 불친절한 언행은 빨리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1인 가구가 증가해 '혼밥'이나 '혼술' 등에 이어 '홀로 여행'이 유행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식당에 2명이 갔는데도 삼겹살 3인분을 강요하는 상술을 지적했다.

태종대 유람선 선사 호객행위와 황령산 봉수대 인근 도로 불법 주정차 문제 등도 개선해야 할 사안으로 언급됐다.

정 사장은 또 부산에서 관광지 바가지요금이 여전한 점을 예로 들고 "휴가철 관광지 손님들을 '뜨내기손님' 취급하면 우리가 목표로 하는 재방문율 60%는커녕 국제관광 도시로 성장에 방해만 될 뿐"이라고 주장했다.

정 사장은 주요 관광명소의 부실한 안내표지판 문제도 거론했다.

"안내판 엉망에 불친절한 언행, 관광도시부산 뼛속까지 바꿔야"
부산 서구청이 설치한 '서구 관광 안내도'를 보면 아프리카 남수단의 슈바이처로 불린 이태석 신부 기념관에 관한 영문 설명에 신부를 'Father'가 아닌 'Bride'라고 돼 있다.

이 신부는 가톨릭 성직자인 '신부'(神父)인데 관광 안내도에는 결혼식장의 주인공인 '신부'(新婦)로 표기된 것이다.

정 사장은 "부산 시내 안내표지판이 부실하고 때로 엉망인 것도 불친절함의 발로"라고 설명했다.

정 사장은 "'부산에서 볼 게 얼마나 많은데'라는 사고방식으로 국제관광도시는 절대 성공 못 한다"며 "아직 많이 미흡하고 모자라고 부족하다는 생각을 가져야만 성공 근처에라도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원대한 계획을 세우고 사업을 벌이는 것보다 수용태세나 서비스 개선 등이 우선돼야 한다.

오히려 그런 게 가장 돈이 적게 들고 빨리 바뀐다"며 "제3자의 시선과 말에 귀를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최근 지역 관광 혁신을 위한 관광거점도시 사업 대상지로 부산시, 강원 강릉시, 전북 전주시, 전남 목포시, 경북 안동시 등 5곳을 선정했다.

문체부는 관광거점도시 육성 사업 대상지 가운데 국제관광도시로 부산시 1곳을, 지역관광거점도시로 강원 강릉시, 전북 전주시, 전남 목포시, 경북 안동시 등 4곳을 선정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