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 이래 최대 실적 올린 교원, AI 콘텐츠 기반 '뉴 교원' 시동
학습지 ‘빨간펜’ ‘구몬학습’으로 잘 알려진 교원그룹의 장평순 회장(사진)은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과 자주 비교된다. 장 회장이 웅진 출신인 데다 방문판매를 기반으로 한 교육 및 생활가전 렌털사업이 웅진그룹과 겹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윤 회장과 달리 ‘은둔의 경영자’로 불리는 장 회장의 교원그룹이 지난해 창사 이후 최대 실적을 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교원그룹은 지난해 매출 1조4560억원, 영업이익 1060억원을 기록했다고 13일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은 10%, 영업이익은 53.8% 증가했다. 실적에 견인차 역할을 한 것은 교육과 렌털 사업이다. 공격적인 연구개발 투자와 경영 혁신 등으로 견고한 성장을 이끌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창사 이래 최대 실적 올린 교원, AI 콘텐츠 기반 '뉴 교원' 시동
‘레드펜 AI수학’ ‘레드펜 코딩’ 등 에듀테크 기술을 접목한 차세대 교육상품이 시장에 연착륙했다. 스마트 교육상품을 맡은 에듀사업본부의 작년 매출은 4670억원으로 전년 대비 20.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78% 늘었다. 생활가전 렌털 브랜드인 웰스는 제품을 대폭 확대하며 계정 70만 개를 돌파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37% 늘어난 2154억원을 기록했다.

성장에 속도를 내기 시작한 교원그룹은 차세대 먹거리를 위한 ‘뉴 교원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핵심 과제로 에듀테크 선도를 위한 인공지능(AI) 중심의 콘텐츠 강화, 플랫폼 비즈니스를 통한 신성장동력 확보, 글로벌 사업 확대 등을 꼽았다.

올해 매출 목표는 1조7000억원으로 잡았다. 에듀테크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가상현실 콘텐츠 제작에 나선다. 기존 커머스 플랫폼인 ‘마켓85’를 중심으로 구독경제 성격을 띤 큐레이션 교육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새로운 아이템 발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외시장 공략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올 상반기 베트남 현지법인을 설립한 뒤 베트남의 빌트인 정수기 시장을 집중 공략한다.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신규 시장 개척에도 뛰어들 예정이다.

장 회장은 “그룹 차원에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해 성장 모멘텀을 강화하고 디지털 혁신으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하는 등 수익성 확대에 주력한 게 주효했다”고 밝혔다. 교원그룹은 웅진출판사 출신인 장 회장이 1985년 세운 중앙교육연구원이 모태다. 학습지에 문제와 해설, 요점 정리를 모두 수록하는 획기적인 구성의 ‘빨간펜’과 ‘구몬학습지’를 내놔 시장을 단숨에 평정했다. 학습지 성공을 발판으로 호텔, 렌털, 상조, 직접판매 등 사업영역을 꾸준히 넓혀왔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