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에 수출입 물동량 줄었지만 환적 물동량은 급증
신선도 유지 필요한 육류·과일류 냉동 컨 평소보다 많아
부두 운영사 "2월 말까지는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
중국 가야 할 화물, 대거 부산항으로…하역 거절하는 일까지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부산항의 수출입 물동량이 뚜렷한 감소세를 보인다.

반대로 중국 항만 적체로 환적은 늘고, 특히 부가가치 높은 냉동화물이 몰리고 있지만, 장치장이 모자라 하역을 거절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13일 부산항 터미널 운영사들에 따르면 중소형선박들이 수출입 화물을 주로 처리하는 북항에서는 2월 들어 대중국 물량이 상당히 줄었다.

신감만부두의 경우 이달 들어 중국을 오가던 5척이 빠졌다.

중국에서 부산항으로 싣고 올 화물이 부족하자 선사가 아예 기항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당 1회 기항하는 이 배들은 이전에 20피트 컨테이너 수백개씩을 싣고 왔다.

운영사 관계자는 "중국 화물만 보면 평소보다 10% 이상 줄었다"고 말했다.

북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를 운영하는 부산항터미널도 이번 주 들어 물동량이 20피트 컨테이너 9천개가량 줄었다.

평소 물동량이 한 주에 8만개 정도인 것에 비춰보면 10% 넘게 감소한 것이다.

중국 가야 할 화물, 대거 부산항으로…하역 거절하는 일까지
글로벌 대형선사들이 환적화물을 처리하는 비중이 큰 신항은 오히려 물동량이 늘었다.

춘제 연휴에 코로나 사태가 겹쳐 중국 항만들의 장치장이 포화상태에 놓여 일부 선박이 중국에 가져갈 화물을 부산항에 내려놓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장치율이 70%를 넘어 하역작업 효율이 떨어지고 있다.

환적화물 중에는 냉동 컨테이너가 평소보다 많다.

신선도 유지가 필수인 육류와 과일류 등을 담은 냉동 컨테이너는 다른 화물보다 신속한 하역이 중요하지만, 중국 내 항만들의 장치장이 심한 적체를 보여 상당수 선사가 부산항에 내려놓기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가야 할 화물, 대거 부산항으로…하역 거절하는 일까지
평소 냉동 컨테이너 장치율이 60% 정도이던 신항 부두들은 100%를 넘어서 더는 받을 수 없는 상태라고 운영사들은 밝혔다.

한 운영사는 애초 중국 항만에 가져가기로 한 냉동 컨테이너 400개가량을 신항에서 하역하겠다고 신청했지만, 시설 부족으로 포기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일부 선사들은 냉동 장치장 여유가 있는 북항 부두로 옮겨 보관하고 있다.

냉동 컨테이너는 보관하는 동안 전기를 공급해야 하고, 사람이 일일이 플러그를 꽂고 빼줘야 하기 때문에 부가가치가 다른 화물보다 훨씬 크다.

시설 부족 때문에 상당한 부가가치 화물을 놓치는 셈이다.

운영사 관계자들은 "코로나 사태로 수출입화물은 줄지만, 환적화물이 늘고 있어 전체적인 물동량에는 별 영향이 없는 것 같다"며 "2월 말까지는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