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연 오앤케이테크 회장

가정·사무실 시장 공략 후 중·일 진출
고시연 오앤케이테크 회장이 서울사무소에서 공기청정살균기의 수출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고시연 오앤케이테크 회장이 서울사무소에서 공기청정살균기의 수출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기업은 도전이다. 가만히 앉아서 고정 수입을 올릴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런 비즈니스는 거의 없다. 위험을 무릅쓰고 신기술을 개발하고 시장 개척에 나서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고시연 오앤케이테크 회장은 1세대 벤처기업인이다. 하지만 칠순이 넘은 나이에 새로운 방식의 공기청정살균기로 제2의 도전에 나서고 있다. 도전정신이 충만한 이 기업인을 만나봤다.
이달 초 서울 테헤란밸리에 있는 오앤케이테크 서울사무소에 일본 가전제품 유통업체로부터 연락이 왔다. 이 회사 제품을 일본 내 양판점을 통해 팔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이 회사엔 이런 연락이 종종 온다. 오앤케이테크 관계자는 “우리 제품 유통 의사를 밝힌 일본 기업이 세 곳에 이른다”며 “중국에서도 비슷한 연락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바이러스와 세균을 잡는 공기청정살균기를 생산한다.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회사 측은 풀이했다.

오앤케이테크의 창업자인 고시연 회장(71)은 벤처 1세대 기업인이다. 그는 1987년 유무선 네트워크 장비업체 자네트시스템을 설립한 뒤 혁신적인 모뎀을 개발해 국내 시장을 70%가량 장악했던 주역이다. 2003년부터 2년간 한국IT벤처기업연합회장을 지냈다. 이후 잠시 산업현장을 떠나 대학 강연 등을 하던 그가 돌아왔다.

고 회장은 “오앤케이테크의 공기청정살균기는 열분해 방식의 살균기능을 갖추고 있다”며 “세라믹 체임버의 내부 온도는 섭씨 약 200도에 이르는데 공기가 이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바이러스와 부유세균을 흡착하고 높은 열로 사멸시킨다”고 말했다. 이 제품은 △실내 공기를 빨아들여 체임버로 내보내는 팬 △바이러스와 세균을 살균하는 체임버 △제품의 동작을 제어하는 제어부로 구성됐다.

[김낙훈의 기업인 탐구] "바이러스·세균 잡는 공기청정살균기 개발"

고 회장은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에 의뢰해 테스트한 결과 30㎥의 체임버에서 30분 동안 작동할 경우 바이러스(파이-엑스174기준) 제거율이 98.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일정조건에서 60분간 틀었을 때 특정 부유세균이 99.9%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제품으로 2018년 NeT(신기술) 인증을 받았고 같은해 우수발명품으로 선정됐다”며 “살균과정에서 물리적인 방식을 사용해 인체에 해가 없는 게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생산공장은 충남 아산에 있다. 이곳엔 길이 약 50m에 이르는 체임버 생산라인이 설치돼 있다. 체임버는 세라믹에 특수 소재를 섞어 벌집(허니콤) 구조로 만든 부품이다. 숯처럼 미세한 기공성 구조로 돼 있다. 약 1600도의 노(爐)에서 구워 생산한다. 원료가 투입돼 완성되기까지 16일이나 걸린다. 수율을 올리는 것도 쉽지 않다. 20%에서 75%로 올리는 데 4년이나 걸렸다. 설비와 기술 개발에 투자한 금액만 80억원에 이른다.

회사 측은 이 제품을 요양원과 병·의원 가정 등을 대상으로 공급하고 있다. 지난달 하순엔 사단법인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와 PC방 공기 살균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PC방 내 부유 바이러스로 인한 위험을 예방하자는 것이다.

본격적인 사업 확대를 위해 세 가지 전략을 쓰고 있다. 첫째, 품목 다각화다. 가정이나 사무실 요양원 등에서 쓸 수 있는 ‘에코5 가넷’에 이어 ‘에코5 미니’도 최근 제품화했다. 에코5 가넷은 세라믹 체임버 4개가 들어가는 공 모양의 제품이다. 에코5 미니는 세라믹 체임버가 한 개 들어 있는 소형이다. 차 안이나 침실 협탁에 올려놓고 쓸 수 있다. 다양한 크기의 스탠드형 대형 제품도 개발했다.

둘째, 파트너와의 상생전략이다. 고 회장은 “우리는 중소기업이기 때문에 혼자서 모든 일을 할 생각은 없다”며 “대기업과도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셋째, 마케팅 대상의 다각화다. 고 회장은 “변종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면서 음식점 극장 학교 어린이집은 물론 교회 성당 등에서도 공기 살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과 중국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그는 “우리의 독창적인 기술로 만든 제품이 세계 무대에서도 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낙훈 한경글로벌강소기업연구원장 nhk@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