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도 건지지 못하고 한 트럭 실어 보내면 최대 400만원 손해
진도 재배농민 30%, 밭에 그대로 방치…산지폐기 등 시장격리 확대해야

[르포] "헐값에도 팔리지 않네요"…3년째 값 폭락에 대파농민 눈물

"30년 대파 농사를 짓고 있고 유통도 하고 있는데 올해 같은 해는 처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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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에 이어 지난해, 올해까지 3년째 대파 가격이 회복하지 않아 재배 농민과 유통업계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12일 오전 찾은 전남 진도군 고군면 고성리 대파 작업장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 무거웠다.

봄을 재촉하는 이슬비가 내리는 가운데 대파를 다듬어 1.2㎏씩 묶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평상시 50명 정도 나와 작업을 했지만 팔수록 손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작업자도 줄이고 서울로 보낼 물량도 '확' 줄였다고 한다.

30년간 대파 농사를 짓고 있고 유통을 겸하고 있는 손일종(76) 씨는 서울 가락동 시장 등으로 보낼 물량을 매만지며 한숨지었다.

손씨는 "요즘 소비자들이 뿌리만 잘라 씻어 바로 먹을 수 있도록 포장 작업을 하고 있는데 조만간 작업을 중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평년 같으면 이 작업은 3월까지 이어진다.

1.2㎏짜리 6천∼7천단을 트럭에 실어 서울로 보내면 300만원에서 최대 400만원까지 손해를 보고 있다고 했다.

"지금까지 수억 원의 손실을 봤다"는 손씨는 "다른 유통업자나 농민들의 손실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했다.

[르포] "헐값에도 팔리지 않네요"…3년째 값 폭락에 대파농민 눈물

진도 지산면에서 21년째 대파 농사를 짓는 장기운(50)씨도 가격이 형성되지 않아 팔지도 못하고 방치한 대파 농민들이 많다고 했다.

장씨는 "예년 같으면 3.3㎡당 1만원 정도에서 거래됐던 포전거래 가격도 최근 3천~5천원까지 떨어져 사실상 거래가 사라졌다"고 밝혔다.

진도 재배 농민 70% 정도는 생산원가도 건지지 못하고 헐값에 서둘러 팔았고 30% 정도는 밭에 방치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장씨는 "올해 겨울이 따뜻한 데다가 비가 자주 내려 성장이 멈춰야 할 대파 생육 여건이 좋아 생산량이 증대됐는데도 소비는 위축돼 가격은 계속 하락하고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어 "신종코로나 감염병 확산 등도 대파 소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걱정을 했다.

장씨는 올해도 지난해처럼 산지 폐기 등 시장 격리가 이어지는 모습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진도는 전국 대파 생산량의 37%를 차지하는 주산지 중의 하나다.

전남도는 최근 수급 불안으로 가격이 급락하고 있는 겨울 대파를 시장에서 추가 격리한다.

겨울대파 재배농가의 경영안정을 위해 1차 채소가격안정제사업 시장격리에 이어 도 자체 농산물 가격·수급 안정 사업으로 30억원 상당(198ha)을 추가 로 시장격리 한다.

1차 채소가격안정제사업으로 161㏊를 산지 폐기하기로 했는데 시장격리 물량이 적어 효과가 미미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 데 따른 조치다.

전남도는 서둘러 사업대상지를 확정하고, 이달 말까지 시장격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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