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새 행장에 권광석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 대표
권광석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 대표가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로 내정됐다.

우리금융지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그룹임추위)는 11일 회의를 열고 권 대표를 차기 은행장 후보로 추천한다고 밝혔다.

권 후보는 1963년생으로, 1988년 상업은행에 입행한 뒤 우리은행 미국 워싱턴 지점 영업본부장, 무역센터금융센터장, 우리금융지주 홍보실장, 우리은행 대외협력단장 등을 거쳐 자회사인 우리PE 대표를 끝으로 우리금융을 떠났다.

그는 우리금융지주에서 전략, 인사 등 주요 업무를 두루 수행했고, 은행의 투자금융(IB)업무와 해외 기업설명회(IR) 경험을 바탕으로 은행의 글로벌 전략 추진에 최적임자라는 점이 그룹임추위로부터 인정받았다고 우리금융은 전했다.

권 후보는 면접 당시 고객 중심 경영을 통한 고객 신뢰 회복, 내실 경영, 위험가중자산 관리, 신규 사업 기회 발굴을 통한 경영 효율화 등 경영 전략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임추위는 "권광석 후보가 우리금융지주 설립 후 처음으로 회장과 은행장을 분리해 운영하는 현 상황에서 지주사와 은행 간 원활한 소통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은행의 조직 안정화와 고객 중심 영업을 바탕으로 뛰어난 성과를 창출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권 후보는 다음달 23일 주주총회에서 공식으로 선임된다.

상업은행 출신인 권 후보를 차기 행장으로 낙점한 것은 조직의 안정성을 염두에 둔 인사로 풀이된다.

한일은행 출신인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겸임해온 은행장직을 분리하면서 차기은행장으로 상업은행 출신을 앉혀 그동안의 '관례'를 따른 것이라는 해석이다.

애초 손 회장의 은행장 임기가 올해 말까지인 만큼 한일은행 출신이 차기 은행장을 해야 한다는 논리가 있을 수 있지만 그 경우 양 출신 간 분란이 재차 연출될 수 있다.

다만 이광구 전 은행장의 '색채'가 짙은 권 후보가 은행장으로 내정됨에 따라 은행에서 일부 당혹스러운 분위기도 감지된다.

최종 면접 대상자(숏리스트)에 오른 3명 가운데 김정기 우리은행 영업지원부문장도 상업은행 출신이다.

김 부문장은 은행 내에서는 전략과 인사, 영업 등 핵심 업무 분야에서 능력이 검증된 데다가 그동안 손 회장과 '호흡'을 맞춰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돼온 터였다.

이에 김 부문장과 상대적으로 관계가 껄끄러운 권 후보를 은행장으로 내정한 것은 권 후보가 가진 네트워크와 돌파력을 높이 산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권 후보는 은행 안팎으로 인맥이 넓고 친화성이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손 회장이 정상적인 상황이었다면 김정기 부문장을 차기 은행장으로 선택했겠지만 손 회장의 앞날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권광석 후보의 '능력'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은행장 선정 절차는 손 회장이 그간 겸직해온 은행장직을 분리한다고 밝히면서 시작됐다.

손 회장은 대규모 원금손실을 부른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책임으로 금융 당국의 중징계(문책 경고) 처분을 받아 오는 3월 24일 우리금융지주 정기주주총회에서 연임이 불가능해진 상황이다.

문책 경고는 임원의 연임과 3년간 금융권 취업을 제한하는 중징계다.

하지만 손 회장은 주총 이전에 금융 당국을 상대로 징계 집해정지 가처분을 신청하고 행정 소송을 제기해 연임을 강행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그룹임추위는 이날 자회사 6곳의 대표이사 후보도 선정했다.

우리종금 대표이사에 김종득 우리은행 자금시장그룹 집행부행장보를, 우리신용정보 대표이사에 조수형 우리은행 소비자브랜드그룹 집행부행장보를, 우리펀드서비스에 고영배 우리은행 신탁연금그룹 상무를 신규 선임했다.

우리카드 정원재 대표이사와 우리FIS 이동연 대표이사, 우리금융연구소 최광해 대표이사는 이번에 연임됐다.
우리은행 새 행장에 권광석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 대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