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사설

코로나보다 더 무서운 불안심리
경제 과도하게 위축되지 않게
정부·시민 냉정한 대처 힘모아야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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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을 공포와 불안으로 몰아넣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사태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주춤해지는 듯하던 확진 판정자가 11일 한 명 추가되면서 28명으로 늘어났다. 2차, 3차 접촉을 통한 감염 사례가 적지 않아 “나도 언제 환자가 될지 모른다”는 불안심리가 여전하다.

이로 인한 시민들의 일상생활과 경제활동 위축 문제가 심각하다. 백화점 쇼핑센터 영화관 음식점 등 다중 이용시설을 찾는 발길이 확 줄어들었고, 외출 자체를 꺼리는 현상이 지속되면서 관련 산업에 비상이 걸렸다. 3월 개학을 앞둔 학교들도 언제 문을 열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적어도 몇 가지 사실은 분명하게 확인되고 있다. 확진 환자 가운데 의료진의 집중 치료를 받고 완치 판정을 받아 퇴원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고, 다른 환자들도 안정된 상태에서 회복돼가고 있다. 사망률이 높아 ‘역병 공포’를 몰고 왔던 2003년 사스(급성 중증호흡기증후군)와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에 비해 위험도가 낮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치사율이 진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이외 지역에서는 0.1~0.2%로 일반 독감과 별 차이가 없다는 보고도 나왔다.

부주의로 우한 폐렴에 걸리는 일은 피해야 하지만, 확인되지 않은 소문에 현혹돼 과도한 불안에 빠지고 과잉 대응하는 일도 경계할 때가 됐다. 보건 분야 국내 학술단체인 대한예방의학회와 한국역학회는 지난 10일 내놓은 공동성명에서 “확진자가 다녀간 지역 인근의 학교와 상점이 문을 닫는 것은 공중보건 측면에서 아무 효과가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확진 환자가 방문한 곳을 소독하는 것으로 충분히 방역 효과를 낼 수 있으며, 환자가 남긴 침에 바이러스가 있더라도 금세 죽는다는 것이다. 개인 위생수칙을 철저히 지키면 감염을 걱정할 일도 없다.

전문가들은 “수시로 30초 이상 흐르는 물에 손을 깨끗이 씻고, 실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면 코로나바이러스가 침입할 여지가 없다”고 말한다.

과도한 공포와 막연한 불안은 소비를 더 위축시켜 가뜩이나 침체된 경제에 주름살을 더 깊게 해 결국은 우리 모두를 더 힘들게 할 뿐이다.

다행스럽게도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공포가 진정되기 시작했다. 환자가 다녀간 뒤 사흘간 문을 닫았던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과 면세점이 이번주 다시 문을 열었고, 직원 감염으로 직장을 폐쇄했던 GS홈쇼핑도 정상 업무에 들어갔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의 중국 주재원들도 공장 가동 재개로 속속 업무 현장으로 복귀하고 있다.

불안심리를 누그러뜨리는 데는 무엇보다도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정확한 정보 제공은 물론 국민에게 방역에 허점이 없다는 믿음을 줘야 한다. 입국 제한 지역 확대는 중국과의 외교관계 등 민감한 문제가 얽혀 있지만, 어떤 것도 국민 안전보다 우선할 수는 없다.

단호하고 확실한 조치를 통해 국민의 공포와 불안심리를 가라앉히는 게 정부의 큰 책무다. 제대로 된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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