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현대중공업이 세계 조선 업계 최초로 '부력체 탠덤 공법'을 선박 건조에 적용한 모습. 2020.1.27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사진은 현대중공업이 세계 조선 업계 최초로 '부력체 탠덤 공법'을 선박 건조에 적용한 모습. 2020.1.27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지난해 글로벌 수주 1위를 기록했던 한국 조선업계가 올들어 다시 중국에 밀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조선소가 주력하는 선종 발주가 없었기 때문이다. 다만 하반기 들어서는 한국 업체의 수주 물량이 증가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11일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75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 33척으로 집계됐다. 국가별 수주량은 중국이 51만CGT(22척)로 1위를 차지했고, 한국은 4만CGT(1척)로 2위를 기록했다. 일본은 단 한척도 수주하지 못했다. 올해 1월 선박 발주량은 지난해 1월 280만CGT와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선종별로는 중국과 유럽 조선소가 주로 건조하는 중소형 유조선과 벌크선 중심의 물량이 대부분을 차지했고, 한국 조선소가 주력하는 대형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이나 컨테이너선 발주는 없었다.

현대미포조선이 지난달 21일 수주한 화학제품 운반선(PC선) 4척은 베트남 국영조선과 합작사인 '현대-베트남 조선'에서 건조할 예정이어서 한국 실적으로 잡히지 않았다. 클락슨리서치는 주요국 수주 실적만 집계해 베트남 관련 실적은 통계에서 빠진다.

전 세계 수주잔량(조선소가 선박건조수주계약을 체결해 놓고도 아직 선주에게 인도하지 않은 물량)은 1월 말 기준 7560만CGT로 전월 대비 3%(243만CGT) 감소했다. 국가별 수주 잔량은 중국이 2632만CGT(35%)로 1위를 차지했고, 한국은 2203만CGT(29%)로 2위, 일본은 1132만CGT(15%)로 3위를 각각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32% 감소한 일본(-536만CGT)이나 14% 줄어든 중국(-421만CGT)에 비해 한국은 소폭 증가(10만CGT)했다. 일감을 유지하고 있다는 뜻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한국 조선사들이 글로벌 발주 증가에 힘입어 수주 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최근 펴낸 '해운·조선업 2019년도 동향과 2020년도 전망' 보고서를 보면 올해 글로벌 조선업계는 노후선 교체 주기가 도래하면서 발주량이 지난해 보다 약 25% 증가한 3150만CGT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중 한국 업체들은 1000만CGT 수주를 넘어선다는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호조를 보인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 유조선을 비롯해 올해에는 컨테이너선, 건화물선의 수주 회복을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다만 환경 규제와 유가 변동으로 관망세를 지속하는 선사들이 있는 만큼 올 하반기가 돼야 회복세가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