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보기 힘들어진 외환은행의 흔적이 해외에는 남게 됐다. 하나은행이 지난 3일 국내 브랜드명에서 KEB를 떼어냈지만 ‘KEB Hana bank’라는 영문 법인명은 유지하기로 했다.

하나銀, 영문 법인명은 'KEB' 유지한다
10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정관상 영문 법인명인 KEB Hana bank는 바꾸지 않기로 결정했다. 1967년 설립돼 국내 금융권의 한축을 담당했던 외환은행의 해외 네트워크 경쟁력이 여전히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외환은행은 하나은행이 해외 사업을 확장하는 데 중요 기반이 됐다. 하나은행이 외환은행과 합병하기 직전인 2014년 말 보유하고 있던 해외 네트워크(법인·지점·사무소)는 38개뿐이었다. 하나은행은 당시 해외에 81개 네트워크를 갖춘 외환은행과 합병하면서 단숨에 네트워크 확장에 성공했다. 2015년 9월 통합 은행을 출범할 때 해외 네트워크 수는 123개로 늘었다.

외환은행이 먼저 진출한 국가도 수두룩하다. 미국 뉴욕,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홍콩, 싱가포르 등에 있는 지점은 모두 외환은행 시절 설립됐다. 하나은행은 외환은행이 쌓아놓은 경쟁력을 기반으로 네트워크를 꾸준히 넓혀나갔다. 해외 네트워크 수는 지난해 말 187개로 불어났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