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돼지집이 대형매장 중심에서 배달 맛집으로 변신한다. 64석 이상의 중대형 매장을 내는 대신 32석 정도의 소규모로도 신규 점포를 내기로 했다. 이 매장을 배달의민족(배민) 모바일 앱 주문 배달의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외식업 침체에 대응하고 성장하는 배달시장을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홈족 공략…하남돼지집, 배달 매장 늘린다
장보환 하남F&B 대표는 6일 기자와 만나 “기존 매장이 115㎡ 규모라면 신규 출점할 매장은 82㎡로 크기를 줄이고, ‘홈족’을 겨냥한 배달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남돼지집이 외식업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찾은 방법은 배민과 손잡는 것이다. 매장을 배달 서비스 거점으로 활용하는 만큼 신규 매장은 1급 상권을 고집하지 않고 이면도로나 주택가 등에도 낼 계획이다. 임차료 절감 효과가 있다. 현재 하남돼지집 27개 매장이 배민 앱을 통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장 대표는 “그동안 오프라인 매장 방문 등으로 소비자들이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갖고 있어 배민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진출도 하남돼지집의 주요 전략이다. 올 상반기 중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첫 해외 매장을 연다. 해외에 ‘한국식 BBQ’로 알려진 삼겹살을 내세울 계획이다.

하남돼지집 매출은 2017년 정점을 찍고 2018년 소폭 하락했다. 매장 테이블을 꽉 채웠던 방문객은 지난해 평년 대비 20%가량 감소했다. 한때 최대 210개에 달했던 매장은 191개로 줄었지만 프랜차이즈업계에서는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프랜차이즈업계에서 10년 이상 생존할 확률은 10%가 약간 넘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질좋은 국내산 한돈을 쓰고 매장 서비스 경쟁력을 높여 10년간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하남돼지는 도드람, 선진 등에서 좋은 품질의 돼지고기만 납품받고, 일정한 화력 유지를 위해 인도네시아 맹그로브 숲에서 나온 숯만 사용한다. 가맹점은 점심 장사를 없애고 오후 6시부터 밤 12시까지 저녁장사에만 올인해 집중적인 서비스를 했다. 이런 경쟁력 덕에 그동안 하남돼지집을 사겠다는 사모펀드들도 많았다. 장 대표는 “여러 곳에서 매수 제안을 받았지만 브랜드 정체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어 회사를 팔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