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석 현대L&C 대표(오른쪽)가 최근 서울 중구 본사에서 지안카를로 크레스타니 브레튼 부사장과 엔지니어드 스톤 생산설비를 도입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L&C 제공
유정석 현대L&C 대표(오른쪽)가 최근 서울 중구 본사에서 지안카를로 크레스타니 브레튼 부사장과 엔지니어드 스톤 생산설비를 도입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L&C 제공
현대L&C가 글로벌 엔지니어드 스톤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국내 생산라인을 증설해 연간 생산량이 2조3000억원에 이르는 글로벌 엔지니어드 스톤 시장에서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이 업체는 기존 국내 세종사업장(1개 생산라인)과 캐나다(2개 생산라인)에 이어 이번에 473억원을 투자해 ‘세종 칸스톤 제2 생산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6일 밝혔다.

인조대리석 ‘글로벌 키메이커’ 도약

엔지니어드 스톤이란 천연 석영이 90% 이상 사용된 프리미엄 인조대리석이다. 합성수지로 제조한 인조대리석보다 표면 긁힘이나 파손이 적은 게 특징이다. 수분흡수율은 0%에 가까워 김치 국물 등의 자국도 잘 남지 않는다. 주방 상판과 바닥재 등에 이 제품이 주로 사용되는 이유다.

현대L&C는 2004년 ‘칸스톤’이란 브랜드로 엔지니어드 스톤 시장에 진출했다. 이달 중순 착공하는 세종 칸스톤 제2 생산라인은 2022년 상반기에 이르러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 이번 공장 증설로 국내에서 기존 생산량의 두 배인 연 110만㎡의 칸스톤 생산이 가능해진다. 기존 세종 칸스톤 제1 생산라인, 캐나다 온타리오주 제1·2 생산라인과 함께 새 공장이 가동되면서 현대L&C의 엔지니어드 스톤 연간 총 생산량은 220만㎡에 이를 전망이다. 글로벌 엔지니어드 스톤 시장에서 스페인 코센티노, 이스라엘 시저스톤, 미국 케임브리아에 이어 생산량 4위에 오르게 된다.

이탈리아제 장비 도입으로 생산성 확대

현대L&C는 최근 이탈리아 브레튼과 엔지니어드 스톤 생산설비 도입계약을 맺었다. 브레튼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엔지니어드 스톤 제조 원천기술을 보유한 석재 가공설비 업체다. 엔지니어드 스톤을 생산하는 업체는 대부분 브레튼의 설비를 사용하고 있다.

브레튼과의 계약으로 세종 칸스톤 제2 생산라인에는 로봇 장비가 적용될 예정이다. 천연 대리석과 육안으로 차이가 없는 정교한 물결무늬를 구현할 수 있는 최신 장비다. 이번 장비 도입으로 기존 일반 규격(3050×1400㎜) 제품보다 면적이 28%가량 큰 광폭 규격(3300×1650㎜) 제품 생산도 가능해졌다.

현대L&C 관계자는 “로봇 장비 도입으로 캐나다 제2 생산라인에서 만들고 있는 프리미엄 칸스톤 제품을 국내에서도 생산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업체는 캐나다 생산라인의 품질 경쟁력 제고에도 나선다. 세종 생산라인에 적용되는 브레튼의 로봇 장비를 올 상반기 캐나다 공장에도 설치할 계획이다. 업체 관계자는 “생산설비 개선으로 칸스톤 제품군 생산 비중이 기존 35%에서 50%로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규환 현대L&C 인테리어스톤사업부장은 “이번 생산라인 증설로 현대L&C는 세계적으로 매년 10% 이상 성장하고 있는 엔지니어드 스톤 시장에서 글로벌 ‘톱3’ 회사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차별화된 제품 개발을 통해 수출 확대와 더불어 신규 판로 개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