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맞이 쇼핑·이벤트 사라져…'우한 폐렴'이 바꾼 2월 유통가

中 이어 북미·유럽 여행도 안가
롯데·현대·GS, 잇단 대체방송 편성
백화점 상품권 거래 줄고 가격↓
호텔은 대규모 행사 잇달아 취소
롯데백화점은 모든 점포의 문화센터에서 여는 영유아 및 임산부를 대상으로 한 강좌를 폐강하기로 했다.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롯데백화점은 모든 점포의 문화센터에서 여는 영유아 및 임산부를 대상으로 한 강좌를 폐강하기로 했다.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2월은 백화점이 봄을 준비하는 달이다. 명절이 끝나면 봄 신상품을 VIP 고객들에게 소개하고, 어린이와 주부 등을 대상으로 다양한 강좌도 연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설명회와 강좌 등이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백화점 상품권 가격은 수요가 사라지면서 계속 떨어지고 있다.

TV 홈쇼핑도 예년과 다른 분위기다. 영업일수가 적은 2월에 단가가 높은 여행상품을 많이 배치해 매출 공백을 메웠지만 올해는 속속 여행상품 방송을 줄이거나 아예 판매를 중단하고 있다.

홈쇼핑 여행상품 대부분 취소

TV홈쇼핑, 여행상품 판매방송 중단…백화점, 문화센터 강좌 폐강

롯데홈쇼핑은 이달 들어 여행상품을 한 번도 방송에 내보내지 않았다. 이달 원래 잡혀 있던 방송도 편성표에서 삭제했다.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여행 수요가 급감한 탓이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수요가 줄어들자 여행사에서도 예약 취소 요청이 많다”며 “새 상품을 출시해도 판매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대홈쇼핑도 주 5회 편성했던 여행상품 방송을 이달 들어 모두 취소했다. GS홈쇼핑은 지난주 아홉 차례 내보내려 했던 여행방송을 전부 다른 프로그램으로 대체했다. 이달 방송 편성에서는 여행상품 방송 횟수를 기존 대비 최대 70%까지 줄여 놓은 상태다. 주요 홈쇼핑 중 여행상품을 방송하는 곳은 CJ오쇼핑이 유일하다. CJ오쇼핑도 편성 축소를 검토 중이다.

홈쇼핑들은 중국, 동남아시아 여행상품뿐 아니라 북미, 유럽 여행상품 수요도 크게 줄었다고 전했다. 홈쇼핑 관계자는 “공항과 비행기에서 감염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높아 지역에 관계없이 해외여행은 꺼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TV 홈쇼핑은 신종 코로나 확산 이전까지만 해도 여행상품을 계속 확대했다. 주 52시간제 등으로 여행 수요가 꾸준히 증가했기 때문이다. 여행상품은 가격대가 높아 TV 홈쇼핑이 거래액을 늘리는 데도 효과적이다.

문화센터 임산부 강좌 폐강

국내 주요 백화점에선 문화센터의 강좌를 줄줄이 폐강하고 있다. 주로 임산부와 영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 대부분이다. 임산부 필라테스, 영유아 오감놀이 등이다. 롯데·현대·신세계 등 국내 3대 백화점은 지난 4일 임산부, 영유아 관련 강좌를 전부 폐강한다고 회원들에게 공지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환불 요청이 많아 일괄 폐강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호텔은 사람이 많이 모이는 대규모 행사를 취소했다. 대림그룹 계열의 글래드 여의도호텔은 오는 14일 예정된 콘서트 ‘글래드 뮤직 페스트’를 열지 않기로 했다. 티켓을 구입한 사람은 수수료 없이 전액 환불해주기로 했다. 또 7일 예정된 ‘홍신애 솔트글래드 여의도’ 디너 행사도 연기하기로 했다. 티켓 구매자들에게는 환불 공지를 한 상태다.

상품권 가격 뚝 떨어져

TV홈쇼핑, 여행상품 판매방송 중단…백화점, 문화센터 강좌 폐강

백화점, 면세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 가격도 떨어지고 있다. 최근 상품권을 대량으로 사들이던 중국인 관광객 수요가 줄고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국내 소비자도 감소한 영향이다.

이날 서울 명동 상품권 환전소 등에 따르면 신세계 상품권 10만원권은 9만6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작년 설 연휴 직후(2월 14일)에는 9만7000원 정도에 거래됐다. 롯데 상품권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9만7100원 수준에서 9만6400원으로 떨어졌다.

거래량도 줄고 있다. 한 환전소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발생 이후 평소 대비 30~40% 감소했다”고 말했다. 5일 서울 명동 롯데백화점 본점 인근의 가두 상품권 환전소는 다섯 군데 가운데 세 군데가 문을 닫고 영업하지 않았다.

상품권을 찾는 사람이 줄자 거래상들이 상품권을 현금으로 매입하는 가격도 낮아지고 있다. 경기 성남의 한 상품권 업체는 최근 신세계 상품권 수수료를 5.5%까지 올렸다. 작년 12월만 해도 3.7% 수준이었다. 수수료는 상품권을 팔 때 환전소에 떼는 비율이다. 10만원 상품권을 팔면 현재 9만4500원을 받는다는 얘기다.

신라면세점, 7일 다시 열어

신종 코로나 확진자 방문으로 문을 닫았던 면세점들은 방역을 마치고 개점 준비에 들어갔다. 신라면세점은 2일 문을 닫았던 서울점과 제주점을 7일부터 다시 열기로 했다. 롯데면세점 제주점도 7일 재개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마트는 확진자 방문이 확인된 군산점과 부천점 문을 닫았다가 영업을 재개한 상태다. 이마트는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해 하루 3회 쇼핑카트를 소독하고, 전 직원에게 마스크를 매일 지급하는 등 위생점검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안효주/오현우 기자 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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