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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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이 한창인 가운데 어머니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편에 섰다.

다음달 열리는 그룹 지주사 한진칼 주총에서는 이 셋 오너 일가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및 주요주주인 사모펀드 KCGI(강성부펀드) 간 표 대결 구도가 벌어질 전망이다. '반(反) 조원태' 연합을 꾸린 조현아 측이 어떤 다음 카드를 꺼낼지 주목된다.

4일 한진그룹에 따르면 조 회장의 어머니인 이 고문과 여동생인 조 전무는 이날 한진 측에 "조 회장을 중심으로 한 현(現) 한진그룹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고문과 조 전무는 "한진그룹 대주주로서 선대 회장의 유훈을 받들어 그룹의 안정과 발전을 염원한다"고 전했다. 이어 "국내외 경영환경이 어렵지만, 현 경영진이 최선을 다해 경영성과를 개선하고 전문경영 체제 강화와 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 개선 노력을 기울여 국민과 주주, 고객과 임직원의 지지와 사랑을 받는 한진그룹을 만들어 주길 바란다"고 입장을 설명했다.

아울러 3자 연합을 구성한 조 전 부사장에 대해서는 "외부세력과 연대했다는 발표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다시 가족의 일원으로 한진그룹의 안정과 발전에 힘을 합칠 것을 기원한다"고 전했다.

3자 연합은 다음달 열리는 한진칼 주총에서 조 회장의 한진칼 사내이사 재선임에 반대할 계획임을 표명한 상태다. 한진칼 정관상 이사 선임에는 주총 출석 의결권 과반의 찬성과 발행주식 수 4분의 1에 해당하는 의결권의 찬성이 필요하다.

이 고문과 조 전무의 힘이 실리면서 조 회장 측의 한진칼 보유지분은 3자 연합(한진칼 지분율 32.06%)을 근소한 차이로 앞서게 됐다.

조 회장 측의 한진칼 지분율은 본인 소유 주식(6.52%)을 비롯해 임원·재단 등 특수관계인(4.15%), 델타항공(10%), 카카오(1%) 등을 합해 총 21.67% 수준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모친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5.31%)과 동생인 조현민 한진칼 전무(6.47%)의 힘이 실려 총 33.45%를 확보하게 됐다.

이는 3자 동맹의 32.06%를 1%포인트 남짓 웃도는 수준이다.

두 세력의 지분이 근소한 차이로 좁혀지면서 3월 한진칼 주총을 앞두고 일반주주들의 표를 얻기 위한 쟁탈전이 벌어질 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3월 주총에서 표 대결이 벌어질 경우 적은 표 차이로도 의결권이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진그룹은 주총에 전자투표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주주들을 우군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실제 주총에 참석하지 않고도 온라인을 통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전자투표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이다. 전자투표제가 도입될 경우 일반주주들이 경영권의 향배를 좌우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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