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한진家 분쟁서 엄마는 아들 손…이명희 "조원태 체제 지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KCGI 및 반도건설과 손잡기로 하면서 한진가(家)의 경영권 분쟁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조원태 회장 체제 지지를 선언했다.

이미 조 전 부사장이 '3자 동맹'을 통해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의 최대 지분을 확보한 가운데 모친과 여동생이 조 회장 지지를 선언하면서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이 한층 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명희·조현민 "조원태 지지"

4일 한진그룹에 따르면 이 고문과 조 전무는 그룹 측에 "저희는 조 회장을 중심으로 한 현(現) 한진그룹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지지한다. 조현아 전 부사장이 외부세력과 연대했다는 발표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고문과 조 전무는 "한진그룹 대주주로서 선대 회장의 유훈을 받들어 그룹의 안정과 발전을 염원한다"면서 "국내외 경영환경이 어렵지만, 현 경영진이 최선을 다해 경영성과를 개선하고 전문 경영 체제 강화와 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 개선 노력을 기울여 국민과 주주, 고객과 임직원의 지지와 사랑을 받는 한진그룹을 만들어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이 고문과 조 전무는 조 전 부사장이 사모펀드(PEF) KCGI, 반도건설과 3자 연합군을 결성해 조 회장의 한진칼 대표이사직 연임 저지를 추진하는데 대해 "안타깝다"면서 "다시 가족의 일원으로 한진그룹의 안정과 발전에 힘을 합칠 것을 기원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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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인 이 고문과 여동생인 조 전무의 지지를 얻게 된 조 회장으로서는 조 전 부사장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큰 힘을 얻게 됐다.

그동안 조 회장이 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에 대해 확보한 지분율은 본인 소유 주식(6.52%)을 비롯해 친족·임원·재단 등 특수관계인(4.15%), 델타항공(10%), 카카오(1%) 등 총 21.67%였다.

여기에 모친 이 고문(5.31%)과 동생인 조 전무(6.47%) 등의 지분율을 합치면 조 회장 측 지분율은 33.45%가 된다. 3자 동맹의 지분율보다 1%포인트 많아지는 셈이다.

3월 주총서 표 대결 예고

이에 따라 3월 한진칼 주총을 앞두고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 간 표심 쟁탈전도 뜨거워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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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전 부사장을 앞세운 3자 동맹 측은 올 주총에서 조 회장의 그룹 지주회사 한진칼 이사 재선임에 반대하며 '전문경영인체제 도입'을 일반 주주들에게 제시했다.

조 전 부사장 역시 한진칼 이사에 오르는 등의 경영엔 직접 참여하지 않고 주주로서의 역할만 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일반주주들은 전체 주식 중 30%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일반주주들을 단일집단으로 계산하면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 측과 유사한 수준이다.

일반주주들이 3월 주총에서 한 목소리를 내고 특정 세력에 위임을 해 의사를 표시할 경우 이들에 의해 경영권이 좌우될 수도 있다.

조 회장은 최근 일반주주들의 마음을 사기 위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발원지인 중국 우한의 전세기에 자진 탑승한 바 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