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신수종사업 선정 10년

'삼바' 이어 에피스도 첫 흑자
삼성이 꾸준한 투자에 힘입어 지난해 처음으로 바이오 사업에서 영업흑자를 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직원이 인천 송도공장에서 바이오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삼성이 꾸준한 투자에 힘입어 지난해 처음으로 바이오 사업에서 영업흑자를 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직원이 인천 송도공장에서 바이오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삼성이 적자를 이어가던 바이오 사업에서 지난해 처음으로 흑자(영업이익)를 냈다. 2010년 태양전지, 자동차 배터리, LED(발광다이오드), 의료기기와 함께 바이오제약 분야를 5대 신수종 사업으로 정한 지 10년 만이다. 배터리와 LED 사업의 실적 전망도 밝아 삼성의 신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4일 삼성 등에 따르면 의약품을 수탁생산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개발업체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지난해 처음 동반 흑자를 기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91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NH투자증권 등 국내 증권사들은 삼성바이오에피스(비상장사)가 지난해 13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했다. 이 회사가 흑자를 기록한 건 2012년 설립 이후 처음이다.

삼성 '바이오 농사' 10년…제대로 돈 벌기 시작했다

매년 1000억원 이상 적자를 보던 삼성바이오에피스가 흑자 전환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합한 삼성 바이오 사업의 이익도 지난해 처음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두 회사는 올해도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삼성의 자동차 배터리 사업도 순항 중이다. 2010년 2조3682억원이었던 삼성SDI의 배터리 매출은 지난해 7조7116억원으로 2.25배 증가했다. 배터리 사업 실적 개선에 힘입어 삼성SDI는 지난해 처음으로 연 매출 10조원을 돌파했다. 삼성전자가 마이크로LED TV를 차세대 주력 제품으로 키우기로 하면서 LED도 재조명받고 있다.
'삼바 형제' 올 매출 2조·영업익은 두 배로…배터리·LED도 '순항'
삼성, 바이오사업 본궤도…작년 2000억 이상 첫 흑자


2010년 5월 10일. 이건희 삼성 회장 집무실인 서울 한남동 승지원에 김순택 삼성 신사업추진단장(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핵심 경영진이 집결했다. 이른바 ‘김용철 사건’으로 경영 일선에서 잠시 물러났던 이 회장이 복귀한 지 47일 만에 사장단 회의를 전격 소집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태양전지, 자동차 배터리, LED(발광다이오드), 바이오 제약, 의료기기 등 ‘5대 신수종 사업’에 23조3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결단을 내렸다. 그는 “10년 내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은 대부분 사라질 것이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며 참석자들에게 미래를 위해 도전할 것을 주문했다.

이 회장이 10년 전 선택한 신사업들은 현재 삼성의 주요 사업으로 자리잡았다. 삼성SDI의 배터리는 BMW, 볼보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들어간다. ‘돈 먹는 하마’로 불렸던 바이오 사업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바이오 영업이익 5000억원 웃돌 듯”

5대 신수종 사업 중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분야는 바이오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난해 영업이익 합계는 2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바이오를 담당하는 두 회사가 동시에 이익을 낸 건 2010년 5대 신수종 사업 발표 후 처음이다. 바이오로직스는 2011년 설립된 바이오의약품 수탁생산(CMO) 업체고, 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개발회사다. 삼성은 지금까지 바이오 사업에 3조원가량을 투자했다.

삼성은 바이오 사업이 상승 궤도에 진입했다고 자평하고 있다. 생산설비부터 제품, 판매 유통망까지 모든 인프라 구축이 끝났다는 판단에서다. 바이오로직스는 세계 최대 CMO 업체로 올라섰다. 3공장이 아직 풀가동되지 않고 있는데도 지난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917억원)을 거뒀다.

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 개발사 중 가장 많은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유럽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처방도 늘어나는 추세다. 2016년 출시된 자가면역질환 치료용 바이오시밀러 ‘베네팔리’가 좋은 사례다. 유럽에서 오리지널 제품인 ‘엔브렐’의 시장 점유율을 넘어섰다. 누적 매출은 1조5000억원을 돌파했다. 증권업계에선 올해 바이오로직스의 영업이익이 2000억원, 바이오에피스는 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두 회사의 올해 매출 합계도 2조원 이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고용 유발 효과도 다른 신사업에 비해 두드러진다. 10년 전 삼성은 바이오·제약 사업의 고용 규모를 700명대로 예상했지만, 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에피스의 직원 수는 3000명에 육박한다.

이재용 부회장이 챙기는 배터리

삼성SDI의 자동차 배터리 사업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신수종 사업 선정 첫해인 2010년 2조3682억원이었던 삼성SDI 배터리 사업 매출은 지난해 7조7116억원으로 급증했다. 회사 전체 매출(10조974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76.3%까지 높아졌다.

차세대 사업인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도 삼성SDI는 선전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1~10월 기준) 삼성SDI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5.5%로 세계 5위를 기록했다. 2018년 점유율은 3.2%였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CATL 등 중국 업체들과 경쟁하며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게 고무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배터리 사업 육성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가 ‘무명’에 가까웠던 2012년 이재용 당시 삼성전자 사장은 친분이 있는 노르베르트 라이트호퍼 BMW 회장을 독일에서 직접 만나 계약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이 인연은 삼성SDI가 지난해 11월 BMW와 3조8000억원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계약을 맺는 데 밑거름이 됐다는 후문이다.

LED 사업도 ‘전기’를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2009년 설립된 삼성LED는 2012년 삼성전자 LED사업부로 편입됐고, 2015년엔 사업팀 규모로 축소됐다. 최근 삼성전자가 자동차 전장(전기·전자장치) 등 신사업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LED사업팀이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12월엔 글로벌 조명업체 웰맥스와 프리미엄 제품 개발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신사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정인설/전예진/황정수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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