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우려가 패션업계를 강타하고 있다. 국내외에서 운영 중인 패션 매장들이 잇따라 문을 닫거나 사실상 휴업 상태로 내몰리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전역에 4000여 개 패션 매장을 운영 중인 이랜드그룹은 우한에서 운영하는 20여 개 브랜드 317개 매장의 문을 닫았다. 중국 정부가 우한 지역 쇼핑몰과 백화점의 잠정 휴점을 명령했기 때문이다. 우한 이외의 다른 도시 매장들도 쇼핑객이 크게 줄면서 문만 열었지 사실상 손님이 끊긴 상황이다.

중국에 진출한 이랜드그룹의 패션 브랜드는 스코필드, 프리치, 제롤라모, 포인포, 플로리, 로덴, 오후 등 20여 개에 달한다. 이랜드그룹은 최종양 이랜드월드 부회장과 정수정 이랜드차이나 대표를 중심으로 긴급 대응팀을 꾸려 중국 현지 사업을 챙기고 있다.

이랜드그룹의 의류 생산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대부분 이뤄지고 있어 국내 수급에는 일단 문제가 없다. 하지만 이랜드그룹의 브랜드를 포함해 명동 등 주요 상권에서 매장을 운영 중인 패션 브랜드들은 올봄 장사를 망칠까 우려하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따뜻한 겨울 날씨로 장사를 못했는데, 봄옷을 팔아야 할 지금 이런 일이 터져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선 2030세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A브랜드가 직격탄을 맞았다. 명동의 로드숍과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에서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3일까지의 매출이 전년 동기의 절반 이하로 급락했다.

패션업계는 소비심리 위축이 장기화해 올봄 옷 장사에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하고 있다. 졸업과 입학식 등이 열리는 2월과 3월은 패션업계의 대목이다.

한국 기업의 중국 내 패션제품 공장에선 아직까지 생산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삼성물산패션부문, LF 등은 우한과 멀리 떨어져 있는 해안 도시의 공장들은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다고 전했다. 봄·여름 신제품도 동남아, 중국 등에서 생산을 마치고 매장에 풀렸다. 한 패션기업 관계자는 “우한 폐렴이 중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데다 상당 기간 소비심리가 위축될 것으로 보여 걱정”이라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우한 폐렴' 생활감염 예방법

KF80 이상 마스크 쓰고…꼼꼼히 손 씻어 '간접 접촉 전파' 막아야

기침할 때 옷소매로 코·입 가리고
불필요한 병원 방문 최대한 자제
감염 의심되면 1339로 신고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2차, 3차 감염 환자가 잇따라 나오면서 철저한 감염 예방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등에 떠도는 잘못된 정보는 걸러내고 과학에 근거한 예방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봄 옷 장사로 숨통 트이나 했는데"
공공장소에서는 기침예절을 잘 지켜야 한다. 질병관리본부는 기침할 때 휴지나 손수건보다는 옷소매로 코와 입을 가리는 것을 권고한다. 질본 관계자는 “휴지나 손수건은 잘 쓰지 않으면 침방울이 샐 수 있고 평소 휴대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며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옷소매로 가리는 것”이라고 했다.

입에서 침방울이 분출되는 것을 막는 게 기침예절의 핵심이다. 기침을 하면 반경 2m까지 작은 침방울이 확산돼 바이러스가 퍼질 수 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환자가 재채기를 하면 바이러스가 있는 침방울이 눈, 코, 입, 피부에 묻을 수 있다”며 “바이러스가 눈, 코, 입의 점막에 붙으면 감염이 시작된다”고 했다.

손씻기는 간접 접촉 전파를 막는 데 필수다. 바이러스가 사람에서 사람으로 바로 옮겨가지 않고 중간에 사물을 거쳐 전파되는 것을 간접 접촉 전파라고 한다. 김 교수는 “손잡이, 의자, 컴퓨터 등 주변 사물에 바이러스로 오염된 침방울이 묻어 있을 수 있다”며 “침방울이 묻은 손으로 눈, 코, 입을 만지면 감염되는 것”이라고 했다.

흐르는 물에 손을 적시고 비누로 30초 이상 손바닥, 손등, 손톱 밑, 손가락 사이를 비비며 씻어야 한다. 물로 씻기 어려울 때는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는 알코올 세정제를 들고 다니며 손을 소독해야 한다. 장갑을 착용해 손을 보호하는 것도 방법이다. 가능하면 손으로 눈, 코, 입 등을 만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외출할 때 마스크를 착용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는데 마스크를 올바로 착용해야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면으로 된 마스크보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증한 보건용 마스크를 쓰는 게 좋다. 전문가들은 0.6마이크로미터(㎛·1㎛=100만분의 1m) 크기의 미세입자를 80% 이상 차단하는 KF80 마스크면 충분하다고 설명한다.

김 교수는 “KF94, KF99 등은 KF80보다 더 작은 미세입자를 잘 차단하지만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 정도로 숨이 차기 때문에 현실적인 방법은 아니다”고 말했다. 자기 얼굴 크기에 맞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콧대 부분을 잘 조정해 얼굴과 마스크 사이에 틈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외출 시 착용했다가 실내에 들어와 벗었다면 재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타인과 대화하다가 상대방이나 자신의 침이 마스크에 많이 튀었다면 새것으로 교체한다.

물을 자주 마시면 감염병 예방이 도움이 된다.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지면 바이러스가 더 쉽게 침투할 수 있다. 병문안 등 불필요한 병원 방문을 최대한 자제하고 확진 환자가 다녀간 곳으로 보도된 장소를 다녀온 뒤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질본 콜센터(1339)나 보건소에 신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