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강력한 마케팅은 입소문…스토리 있는 해외 상품으로 승부"
홈플러스는 2018년 매장을 코스트코처럼 크게 바꿨다. 상품 수를 확 줄이고 잘 팔린 만한 상품 위주로 매대를 채웠다. 이것만으론 부족했다. ‘껍데기’뿐만 아니라 ‘내용물’까지 바꿔야 했다. 새로운 상품이 필요했다. 기존 바이어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임일순 사장이 직접 나서 2000년대 초반 코스트코에서 같이 일한 상품 전문가 닐 마피 전무(사진)를 작년 4월 영입했다. 지금은 해외 상품 조달, 자체상표(PB) 부문을 총괄하는 GSPB 본부장이다.

월마트 샘스클럽 왓슨스 등 글로벌 유통회사를 두루 거친 마피 전무가 밝힌 계획은 간단했다. “홈플러스에서 산 물건을 남들에게도 추천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 남들에게 추천한다는 것은 그만큼 상품이 좋다는 것이고, 이는 곧 유통사에 대한 신뢰의 기반이 된다는 설명도 했다. 그는 “한국뿐만 아니라 해외 좋은 상품을 들여와 홈플러스에서 판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피 전무는 특히 유럽 상품 조달에 공을 들이고 있다. 나라마다 강점이 있는 상품이 많고 품질도 좋기 때문이다.

그는 “소비자들이 ‘홈플러스에서 구입한 비스킷을 먹어봐’ 하고 가족과 친구들에게 권할 정도가 되면 큰돈을 들여 마케팅하는 것보다 훨씬 강력한 효과를 낸다”며 “이는 홈플러스 상품과 소비자를 연결하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상품을 선정할 때도 ‘구전될 만한 스토리’가 있느냐를 감안한다.

작년 말 내놓은 스위스 초콜릿 프레이가 그랬다. 마피 전무는 “프레이가 스위스 1위 초콜릿인데도 한국 사람은 잘 몰랐다. 그래도 제품이 잘 나간 것은 품질이 좋아 구매자가 서로 추천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좋은 상품을 소비자와 연결하는 것이 우리의 최우선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홈플러스는 유럽에서 오는 4월에 비스킷을, 9~10월에 또 다른 초콜릿을 수입해 선보일 계획이다.

와인도 그가 관심을 두고 있는 품목이다. 마피 전무는 “해외 와인 제조자(와이너리)와 직접 만나 국내에 소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저렴하게 내놓을 예정이지만 품질에 실망하는 사람이 없어야 하기 때문에 상품 선정에 매우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