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쇼크 中 증시, 다시 '헬리콥터 머니' 에 기대나
춘제(春節·설) 이후 11일 만에 개장한 중국 주식시장이 2015년 이후 최악의 낙폭을 기록하는 공황 상태에 빠지며 정부의 보다 강력한 역할에 다시 시선이 쏠리고 있다.

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날 개장과 동시에 8.7% 폭락했으며 선전성분지수는 9% 이상 추락한 채 장을 시장했으나 좀처럼 낙폭을 만회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 당국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즉각적으로 내놓은 조치들이 효력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역환매조건부채권(RP)을 통해 1조2천억위안(204조원)의 유동성을 공급하고 역RP의 금리도 2.4%로 0.1%포인트 내렸다.

이날 역RP를 통한 유동성 공급량은 2004년 이후 하루 최대다.

역RP는 이날 만기가 돌아온 부분을 제외해도 실제 추가 공급된 유동성은 1천500억위안 규모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이와는 별개로 증권사들에 추가증거금을 요구하지 말고 보유주식도 매각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전문가들은 춘제 이후 멈춰선 경제가 다시 가동에 들어가지 않는 한 현재 중국 금융 당국의 조치들로는 시장을 안정시킬 수 없다고 분석한다.

중국은 더욱이 부실 대출과 전쟁을 벌이는 상황이어서 시중금리 인하에도 부정적인 입장이다.

따라서 중국은 2008년 리먼 브러더스 파산으로 불거진 글로벌 위기 당시 4조위안(5천700억달러)의 유동성을 공급했을 때처럼 더 강력한 개입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헬리콥터에서 돈을 뿌리듯 중앙은행이 경기 부양을 위해 새로 찍어낸 돈을 시중에 공급하는 통화정책인 헬리콥터 머니의 가능성을 점친다.

헬리콥터 머니를 사용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중앙은행이 새로 발행한 돈으로 국채를 직접 매입하거나, 정부 계좌로 돈을 넣어주는 방법이 있다.

정부는 이 돈으로 인프라 투자 등 성장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지출을 늘릴 수 있다.

또 돈을 찍어내 전 국민에게 직접 나눠줄 수도 있다.

경제 부문에서 시장경제를 추구하지만, 정치적으로 사회주의 체제를 고수하는 중국에서 현재처럼 공황 상태에 빠진 금융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는 주체는 정부밖에 없다는 믿음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강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중국은 작년까지 미국과 무역분쟁에서 수출에 어려움을 겪었다면, 이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의 충격으로 인해 전체 경제의 3분의 2가 휴업 상태에 들어가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최근 매일 급증세를 보이는 신종코로나 사망자와 확진자들은 중국의 관료주의가 아직 바이러스에 대한 장악력이 없음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중국 중앙 정부가 신종코로나 확산 방지에 힘을 쏟는 동안 지방 정부들은 감히 경제활동을 재개할 엄두를 못 낼 게 뻔하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중국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인 국가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신종코로나 쇼크 中 증시, 다시 '헬리콥터 머니' 에 기대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