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느는데 신종코로나 언제 끝나나", 박영선 중기장관 간담회서 대책 호소
거래선 이탈·비용 증가 등…창원 기업들의 신종코로나 피해사례
"지난해 일본 수출규제가 아무것도 아닐 정도로 문제가 더 커지고 언제 끝날지 알 수 없을 것 같아 걱정이 태산입니다"
3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게 경남 창원시 한 수출기업 대표가 털어놓은 말이다.

박 장관은 이날 창원국가산업단지 내 자동차 부품기업인 태림산업을 방문해 스마트 공장 현황을 둘러보고 지역 기업인들과 신종 코로나 관련 간담회를 했다.

참석 기업인들은 언론 취재진에 신종 코로나 때문에 경영환경이 불투명해졌는데 회사 이름이 나가면 더 힘들 수 있다며 회사명 등은 비공개를 요청했다.

중국 정부는 신종 코로나 확산을 막고자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설) 연휴가 끝나도 오는 9일까지 공장 가동을 중단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중국산 부품·원자재를 공급받는 국내 기업을 중심으로 생산 차질이 빚어지는 등 경영활동에 악영향이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했다.

참석 업체 대표들은 매출 감소, 거래선 이탈, 비용 증가, 신규 영업 기회 손실 등을 신종 코로나 사태 피해사례로 꼽았다.

세탁기 부품을 제조하는 한 기업체 대표는 "신종 코로나가 춘제를 앞두고 발생해 연휴가 지나면 마무리되겠다고 처음에 생각했지만, 언제 끝난다는 보장이 보이지 않는다"고 걱정했다.

연간 매출액이 600억원가량인 이 업체는 중국에 인력 470여명을 고용한 공장 3곳을 운영 중이다.

중국 자회사에서 생산한 부속을 국내 본사 공장으로 들여와 부품을 만들어 일본 등에 수출한다.

그는 "현재 가진 재고로는 이달 20일께까지만 생산이 가능하다"며 "1·2월에 주문이 많은데 토·일요일 잔업, 연장근무를 못 하는 상황이다.

부품 수급이 어려워 공장이 멈춰도 인건비를 지불해야 하는 등 어려움이 크다"고 호소했다.

그는 올해 여름 신제품을 출시하는 계획도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차질이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거래선 이탈·비용 증가 등…창원 기업들의 신종코로나 피해사례
유아·노인용품을 생산하는 한 업체 대표는 지난해 11월 중국에 50억원어치 제품을 수출하는 계약을 했지만, 완제품을 만들 때 들어가는 중국산 부품 수급이 힘들어 제품을 생산하기 힘든 처지라고 현황을 밝혔다.

그는 "중국이 공장을 10일부터 가동한다고 하지만, 당국이 사람 이동을 여전히 제한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2월 말까지 현지 부품생산이 원활할 것 같지 않다"고 예상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지난달부터 유아·노인 박람회가 일제히 취소되면서 국내에서도 제품 판매가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신종 코로나 발원지인 중국 우한(武漢)에 있는 자동차 업체 조립라인 일부를 수주해 설치를 마친 한 업체는 시운전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잔금을 받지 못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이 업체 대표는 "올해부터 일감이 늘어날 상황인데 신종 코로나 때문에 애로사항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간담회 참석 업체 대표들은 공장 운영자금 유동성 지원, 이자 보전·지불 연기 등 자금 문제 해결을 해결해달라고 공통으로 요청했다.

박영선 장관은 "신종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할지 아닐지가 관건이다"며 "정부가 신종 코로나 후속 대책을 만들 때 포함하겠다"고 말했다.

거래선 이탈·비용 증가 등…창원 기업들의 신종코로나 피해사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