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카페

370여년 이어온 종갓집 장 제조
소량 생산에 가격 비싸도 인기
佛 봉마르셰에도 입점…백화점들이 모셔가는 기순도 장인

지난달 롯데백화점은 설 명절 선물세트 대표 상품으로 ‘기순도 전통 장 세트’를 내세웠다. 전남 담양의 종갓집에서 대를 이어 기순도 장인이 수제로 소량 제작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인증한 대한민국 식품명인 35호 기순도 한국전통장보전연구회 이사장(72·사진)은 장을 고급 먹거리 상품으로 발전시켰다.

기 이사장 제품은 대형마트 등에서는 볼 수 없다. 입점이 까다롭고 가격대가 높은 롯데·현대·신세계백화점을 비롯해 프리미엄 마트인 SSG청담마켓, 마켓컬리·헬로네이처 등에서 볼 수 있다.

기 이사장은 “스물넷에 시집와서 49년 동안 장 담그는 일을 하고 있다”며 “종갓집 가족들이 먹을 만한 양만 소량으로 항아리에 담근 것이 시작이었다”고 했다. 2002년 신세계백화점 바이어가 입점을 제안한 이후 일반 판매를 시작했다. 이때는 항아리 50개만 사용했다. 지금 항아리 수가 1200개에 달한다.

기 이사장 제품은 고려전통식품이라는 법인을 통해 판매한다. 그의 딸도 전통장 담그는 비법을 전수하고 있다. 그는 “조선 인조 24년 때부터 12대 내려온 종갓집의 스토리를 백화점 상품기획자(MD)들이 좋아했다”고 전했다. 한 번도 백화점 입점을 부탁한 적이 없지만 이런저런 제품을 만들어 달라는 요구를 들어주다 보니 지금은 상품 종류가 70여 가지나 된다. 담양에서 손님에게 내놨던 식혜도 기순도 인기 제품이 됐다.

佛 봉마르셰에도 입점…백화점들이 모셔가는 기순도 장인

전통적 생산 방식을 고집하다 보니 가격은 비싸다. 대신 소량생산을 하기 때문에 트렌드를 빨리 수용한다. 치약처럼 짜 먹을 수 있는 투명 파우치 포장의 고추장, 담양의 특산품 딸기를 넣은 딸기 고추장(사진), 생강 식혜 등이 그런 사례다.

기순도 제품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협력해 지난해 프랑스 시장에 진출했다. 파리 봉마르셰 백화점 식품관에 입점했다. 기 이사장은 “프랑스에선 간장이 짜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 인기를 얻고 있다”며 “프랑스 로 항아리를 가져와 메주 발효를 하자는 현지 업체 제안도 있어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