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울산공장 생산라인 모습.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 울산공장 생산라인 모습. 사진=현대자동차
이번 주 쌍용차를 시작으로 현대차와 기아차 공장이 멈춰선다. 중국에서 들여오기로 한 부품 공급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여파에 끊긴 탓이다.

쌍용차가 4일부터 오는 12일까지 평택공장 가동을 멈춘다. 쌍용차는 부산에 본사를 둔 레오니와이어링시스템즈코리아로부터 자동차 전선제품인 와이어링 하네스를 공급받아왔다. 와이어링 하네스는 전선을 엮어 만든 배선 뭉치다. 부피가 큰 탓에 완성차 공장들은 통상 4~5일치 재고만 비축해둔다.

레오니와이어링시스템즈코리아는 중국 산둥성 옌타이 공장에서 와이어링 하네스를 만드는데, 옌타이시가 최근 확산된 우한 폐렴 조치로 공장 가동 중단을 명령하며 생산이 끊겼다. 이 영향에 쌍용차는 기존 재고가 바닥나는 4일부터 휴업에 들어간다.

현대차와 기아차도 이번 주 공장 가동을 중단할 전망이다. 와이어링 하네스를 납품하는 협력사들의 중국 공장이 폐쇄되면서 쌍용차와 마찬가지로 부품 공급이 끊긴 탓이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경신·유라코퍼레이션·티에이치엔 등으로 다원화해 와이어링 하네스를 공급받았지만, 협력사 대부분이 중국 공장에서 부품을 생산하고 있기에 피해를 입게 됐다.
쌍용차 평택공장 생산라인 모습. 사진=쌍용자동차
쌍용차 평택공장 생산라인 모습. 사진=쌍용자동차
현대차 노조는 "6일부터 생산라인 휴무에 들어가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기간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3일부터 6일에 걸쳐 현대차와 기아차 각 공장이 보유하고 있던 와이어링 하네스 재고가 소진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같은 이유로 지난 주말 특근을 취소한 상황이기에 휴업을 피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대차 울산공장 팰리세이드 생산라인은 부품 재고 우려에 지난 1~2일 예정됐던 특근을 취소한 바 있다.

한국GM과 르노삼성도 특근 일정을 취소하고 부품 공급망 점검에 들어갔다. 중국 공장 가동이 중단된 레오니와이어링시스템즈코리아는 한국GM과 르노삼성에도 와이어링 하네스를 공급하지만, 양사는 글로벌 공급망에 덕분에 직접적인 피해를 모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후베이성이 3일로 끝날 예정이던 춘제(중국의 설) 연휴를 오는 13일까지로 재차 연장했다"면서 "우한 폐렴이 확산될 경우 다른 지역에서도 같은 조치가 이어져 국내 업체들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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