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신모씨(26)는 최근 부모님에게 삼성페이 추천코드를 발송했다. 부모님이 자녀의 추천코드를 입력하고 삼성페이에 가입하면 백화점 상품권을 받을 수 있어서다. 평소 신용카드로만 결제하던 부모님을 삼성페이에 가입시킨 신씨는 3월에 백화점 상품권 2만원을 받고, 부모님은 종합건강검진 혜택을 받는다.
"소비 큰손 '오팔세대' 잡아라"…간편결제 앱 고객 쟁탈전
‘오팔세대’를 잡기 위한 간편결제 업체 간 경쟁이 뜨겁다. 자녀의 추천을 받고 가입하면 혜택을 주는 등의 이벤트로 오팔세대를 끌어들이고 있다. ‘오팔(OPAL)세대’는 ‘Old People with Active Life(활기찬 인생을 사는 신노년층)’의 앞글자를 딴 조어다. 국내에서는 ‘58년 개띠’로 대표되는 5060세대를 통용하는 말로 쓰인다. 김난도 서울대 교수가 《트렌드 코리아 2020》에서 처음 제시한 단어다. 오팔세대는 그간 밀레니얼세대에 비해 모바일을 활용한 소비와 결제가 활발하지 않았지만 최근 새로운 간편결제 이용층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아직 간편결제 사용자의 주 연령층은 20대에서 40대까지다. 디지털 광고업체 인크로스에 따르면 가입자 수 1300만 명의 간편결제 앱 삼성페이 사용자의 70% 이상(작년 8월 말 기준)이 40대 이하다. 삼성페이 사용자 중 10~20대는 21.5%, 30대 23.6%, 40대는 26.6%였다. 지난해 가입자 수 3000만 명을 돌파한 카카오페이도 사용자의 절반 이상이 2030세대다. 지난해 4월 기준 가입자의 30.3%가 20대, 27.1%가 30대였다.

2030세대 이용자는 이미 포화상태라는 게 간편결제 업체들의 판단이다. 삼성페이, 카카오페이, 페이코, SSG페이 등 오프라인 간편결제를 제공하는 업체가 늘어나며 경쟁도 치열해졌다. 지난해 4월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 카드사, 전자결제대행(PG) 등 총 43개사가 50종의 다양한 간편결제 서비스를 내놓았다.

시장 규모는 최근 급속도로 커졌다. 2016년 26조8000억원 수준이던 간편결제 시장은 2018년 80조1000억원 규모로 3년 새 2.5배로 커졌다. 이용층 대다수는 여러 간편결제 앱을 사용하는 중복 가입자다.

소비자들이 온·오프라인에서 ‘페이’로 결제하면 가맹점은 카드사나 밴(VAN·부가가치통신망)사 또는 PG사 외에 간편결제 업체에도 수수료를 내야 한다. 간편결제 업체는 결제액이 커질수록 가맹점의 수수료를 통한 수익이 더욱 늘어나는 구조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50대 고객은 다른 세대에 비해 결제 건당 액수가 매우 큰 편”이라며 “결제액에 비례하는 수수료가 수익원인 간편결제 업체에 오팔세대로의 외연 확장은 중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간편결제 업체들은 구매력이 큰 오팔세대를 끌어들여 이용층 확대와 결제액 증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계획이다. 간편결제 업체 관계자는 “50대 이상의 고객은 한 번 사용하기 시작한 결제수단을 계속 사용하는 비율이 높아 초기 선점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