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영화나 소설, 뉴스 등에서 다뤄지는 ‘보험사기’는 전문 사기꾼들이 치밀한 계획 아래 가담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평범한 사람들이 범죄라는 사실조차 모른 채 보험사기를 저지르고, 법적 처벌로 이어지는 경우가 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실손 부당청구’다.

몇 년 전부터 전문직, 직장인 등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칵테일 주사’가 대표적인 수법이다. 가벼운 감기 증상, 피부 트러블이 발생한 경우 빠른 회복을 위해 병원을 찾는 경우가 있다. 이때 일부 병원에서 피부 미용에 도움이 된다며 비타민 영양수액, 일명 칵테일 주사를 권유하는 사례가 잦다. 생각보다 비싼 주사비에 망설이는 것도 잠시, 병원에서 “실비 보험으로 처리해줄 테니 보험회사에 청구하라”고 권유한다.

미용이나 건강 목적의 치료는 보험수가가 정해져 있지 않은 항목이기 때문에 실손 의료보험이 보장되지 않는다. 병원 역시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치료 목적으로 영양제를 처방한 것처럼 허위 진료확인서를 작성하는 경우에는 보험금을 탈 수 있다.

이런 사례는 언뜻 보면 별일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엄연히 보험사기다. 보장이 안 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허위로 진료확인서를 끊어준 병원, 이를 이용해 보험금을 탄 환자, 모두 형사처벌 대상이다. 허위 진단서로 보험금을 받으면 보험사기방지특별법에 의해 10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수법만 다를 뿐 비슷한 사례는 또 있다. 연말연시에 숙취로 고생하는 직장인들 중심으로 퍼진 ‘영양제’다. 일부 병원과 의원에서 보험 처리를 강조하며 술 마신 다음날이나 야근한 다음날 영양제 투약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병원들은 앞선 사례처럼 허위진단서를 발급해 주고, 1일 통원한도 이상의 의료비가 발생했을 때는 영수증을 나눠서 발행하기까지 했다. 잠깐의 유혹에 현혹돼 불법행위에 가담한 일반인이 사기죄로 벌금형을 선고받는 경우도 있다.

허위·과다 진료로 지급한 보험금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허위로 의료실비를 청구하는 사례도 증가하면서 의료비, 그중에서 비급여 의료비가 덩달아 늘어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2009년 15조8000억원이던 비급여 진료비는 2014년 24조9000억원으로 높아지는 등 연평균 9.5%씩 증가하고 있다. 보험개발원은 손해율 상승이 지금과 같이 오른다면 실손 의료보험료가 10년 안에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추산하기도 했다. 진료비가 과도하다고 생각된다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진료비 확인 서비스’를 이용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병원이 청구한 진료비가 적정한지 환자가 심평원에 직접 확인을 요청하는 민원 제도다.

삼성생명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