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실적개선 본격화…"신종코로나에 반등 지연 가능성"

삼성전자 반도체가 지난해 영업이익 '반 토막'의 설움을 딛고 올해 상승세를 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올 2분기께부터 실적 개선이 가시화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등으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이어지게 되면 반등 시점이 지연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삼성전자는 30일 실적 발표를 통해 반도체 사업의 작년 연간 영업이익이 14조2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3조4천500억원으로 2조원 후반에서 3조원 초반대 정도였던 시장 전망치를 소폭 상회했다.

전 분기 대비로는 13% 증가한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실적 약세로 전체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조6천400억원 감소했다"면서도 "5G(5세대 이동통신) 영향 등으로 주요 응용처 수요가 견조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지난해 7월까지 가파르게 하락하던 D램 가격이 작년 말께 안정세에 접어들었고, 낸드플래시 가격은 이미 완만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4분기 숨 고른 삼성전자 반도체, 올해 상승세 탄다
업계는 예상치를 웃돈 작년 4분기 실적을 반도체 반등의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삼성 또한 "1분기는 비수기 영향에 따른 전반적인 수요 하락이 예상된다"면서도 올해 전반으로는 "데이터센터 중심의 수요가 견조할 것"이라고 봤다.

이달 발표된 증권사 리포트를 종합하면 올 1분기까지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영업이익이 3조원대에 머무를 전망이다.

다만 늦어도 올해 상반기 내로는 반도체 경기가 본격 상승세를 탈 것이란 관측이 대체적이다.

키움증권 박유악 연구원은 "D램과 낸드 가격 상승 폭이 시장 예상치와 대비해 커질 것"이라며 삼성전자 2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을 5조7천억원 수준으로 예측했다.

신한금융투자 최도연 연구원도 "5G 스마트폰 출시가 본격화할 1분기 말부터 모바일 D램 수요 급증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이 밖에도 지난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수요에 따라 일부 메모리 반도체 생산라인을 이미지센서 등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수급 안정화 가능성도 커졌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장기화할 경우 반도체 업황 회복도 지연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 시장이 위축될 경우 관련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4분기 숨 고른 삼성전자 반도체, 올해 상승세 탄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내수가 꺾이면 반도체 경기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다만 사태가 장기화하지 않는다면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업황 회복에 발맞춰 올 상반기 중에 메모리 반도체 재고 정상화를 추진하고 기술 리더십을 강화할 계획이다.

비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5G 칩과 고화소 센서 채용 확대에 따른 시장 수요에 대응하고 극자외선(EUV) 5나노, 7나노 양상 확대와 고객 다변화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올 1분기 4나노 공정 개발을 완료하고, 차세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3나노 GAA 공정 개발도 가속할 예정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부문에 22조6천억원을 투자했다.

7나노 EUV 등 미세공정 설비 증설로 관련 투자가 늘어났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올해는 수요 변동 상황에 맞춰 탄력적으로 투자를 집행할 방침이다.

시스템반도체 등 미래 성장 사업을 위한 투자는 계획대로 진행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