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법무실 소속 컴플라이언스(준법감시)팀을 대표이사(CEO) 직속 조직으로 독립시킨다. 삼성전자는 컴플라이언스 책임자를 전무급에서 부사장급으로 올려 역할과 위상을 강화하기로 했다.

29일 삼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0일 이사회를 열어 컴플라이언스 강화 방안을 의결한다. 다음달 초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공식 출범을 앞두고 선제적으로 내부 컴플라이언스 역량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준법감시위원회는 삼성의 윤리·준법 경영을 지원하는 외부 독립 조직이다. 위원장으로 내정된 김지형 전 대법관 등 외부 인사 6명과 이인용 삼성전자 CR(대외협력) 담당 사장으로 구성된다.

삼성전자는 현재 법무실에 소속된 컴플라이언스팀을 독립시키고 CEO 직속 조직으로 격상시킬 계획이다.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법무실의 컴플라이언스팀 간섭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는 전무급이 맡았던 컴플라이언스팀장도 부사장에게 맡길 계획이다. CEO 직속 조직으로서 위상과 역할을 높이기 위해서다.

컴플라이언스팀은 준법감시위원회 업무를 지원하는 역할도 담당한다. 준법감시위원회가 별도 사무국을 꾸리기로 했지만 인력 구성 등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컴플라이언스팀 독립성을 높이기 위해 컴플라이언스팀장의 겸직을 금지하고 이사회에 의무적으로 참석하게 할 계획이다. 컴플라이언스팀의 이사회 정기 보고를 확대하고 이사회 소집요청권도 부여할 예정이다.

삼성물산과 삼성전기는 이미 이사회를 열어 컴플라이언스팀을 CEO 직속 조직으로 독립시키는 내용을 의결했다. 삼성생명과 삼성SDI, 삼성SDS, 삼성화재 등 나머지 삼성 계열사들도 31일까지 회사별로 이사회를 열어 준법감시위원회 설치 동의, 컴플라이언스 강화 등의 내용을 담은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황정수/고재연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