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1L짜리 2690원)와 사과 한 개(990원), 짜장라면 한 봉지(1400원)만 주문해도 30분 만에 집에서 받아볼 수 있을까.
배달의민족(이하 배민) ‘B마트’ 서비스를 이용하면 가능하다. 배민은 서울 송파에서 시작한 이 서비스를 최근 수도권 전역으로 확장했다. 국내 배달 앱(응용프로그램) 시장 1위 배민이 초소량 배달 서비스를 키우기 시작하자 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이 서비스가 성공적으로 자리잡으면 품목이 많이 겹치는 편의점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3500여 종 상품을 봉지째 배달
B마트를 통해 소량의 식료품과 생활용품을 주문하면 30분~1시간 안에 받을 수 있다. 배민은 2018년 말 시범서비스 ‘배민마켓’을 시작했다. 작년 11월 서비스 지역을 서울 전역으로 넓혔다. 이어 지난 16일 인천 일부 지역 등에서도 서비스를 시작했다. 배민은 조만간 경기 일산, 인천 부평 등에서도 B마트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B마트 서비스는 배달의민족 앱에서 사용할 수 있다. 판매 상품은 3500여 종. 밥·도시락, 국·탕·찌개, 과일·샐러드 등 식품류를 비롯해 화장지, 문구류, 주방용품, 반려동물 관련 상품 등 생활잡화까지 총 28개 카테고리의 상품을 판매한다. B마트의 최소 주문금액은 5000원이다. 배달료는 상품의 무게나 거리에 관계없이 2500원이다. 3만원 이상은 무료 배송이다. 서비스 확장을 위해 다음달 중순까지 배달료를 받지 않는다.
B마트는 배민이 직접 물건을 사다 놓고 보관하다가 배송해 준다. 서울 시내 주문량이 몰리는 거점 지역 15곳에 있는 전용 물류창고에서 배달된다. 물류센터들은 반경 3㎞ 이내 주문을 처리한다. 주문이 들어오면 주변 지역에서 활동 중인 라이더가 물류창고에 들러 상품을 받아 소비자에게 전달한다. 일반인이 원하는 시간을 선택해 배달 일을 하는 시간제 부업인 ‘배민커넥트’의 라이더도 이 서비스를 해 준다.
1인 가구 집중 공략
1인 가구가 많아지고 ‘라스트마일(last mile: 걷기에는 멀고 차를 타기에는 모호한 거리)’ 배달 수요가 늘자 배민이 B서비스를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민도 1인 가구를 이 서비스의 주요 소비자로 보고 있다. 상품도 1인 가구가 즐겨 찾는 품목 위주다. 현재 B마트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은 요리, 반찬 같은 간편식으로 전체 판매액의 약 30%를 차지한다. 생수·음료(10%), 우유·유제품(9%), 아이스크림(9%), 라면(6%)이 뒤를 잇고 있다.
배민 관계자는 “마트에서 대량으로 구입해 쌓아 놓던 식품을 소비자가 필요할 때마다 낱개 단위로 주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이용자인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해 취향대로 상품을 묶어 파는 맞춤형 서비스도 넣었다. 예를 들어 ‘술 마신 다음날’ 먹거리를 찾는 사람을 위해 얼갈이국·우거지국·황태국 세 상품을 한 세트로 파는 기능이다. ‘만두가 먹고 싶을 때’ ‘과일맛 아이스크림이 당길 때’ 등 여러 조합으로 상품을 고를 수 있다.
B마트에서 판매하는 품목은 상당수가 편의점과 겹친다. 하지만 배민 측은 “B마트의 경쟁자는 편의점이 아니라 생활 전반의 상품을 판매하는 마트”라고 설명했다.
설 연휴 가장 인기 있는 배달 음식은 맵고 단 음식으로 나타났다. 주문량은 명절 다음 날이 최대치를 기록했다.배달 앱(응용 프로그램) 요기요를 서비스하는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 간의 설 연휴 주문량을 분석한 결과 맵고 단 음식의 주문량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매운 음식의 주문량이 명절 이전 주와 비교해 매년 3배 이상 많았다. 기름으로 조리한 명절 음식의 느끼함을 매운 맛으로 잡으려는 사람이 많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단맛을 주는 카페/디저트 메뉴의 인기도 높았다. 해당 메뉴의 주문 수는 매년 3배 이상씩 늘어났다. 설 연휴 기간 동안 전체 카테고리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요기요 관계자는 "차례를 지낸 후에 가족 및 친지들이 모두 함께 매장에 방문하기 어려운데 최근 배달 앱을 통해 손쉽게 카페/디저트 이용이 가능해지면서 해당 메뉴의 주문도 증가했다"고 분석했다.한편 배달의민족이 지난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설 연휴 기간(2월 15~18일) 동안 음식 주문이 가장 많았던 날은 명절 바로 다음 날이었다. 명절 다음 날 차례상 음식 대신 다른 것을 먹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피로감 때문에 직접 조리하는 것보단 배달 주문을 선호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설 연휴 동안 배달 음식 주문은 평소 대비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달의민족의 통계에 따르면 2018년 설 연휴 동안 주문량은 전월 같은 요일 대비 13.4% 많았다.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구독형 서비스가 모빌리티(이동수단), 음식 배달 시장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일주일이나 한 달 단위로 결제를 하면 할인폭이 늘어난다. 구독형 서비스를 경쟁업체들로부터 단골들을 지키기 위한 전략적 수단으로 활용하는 셈이다.글로벌 전동킥보드 공유 서비스 업체 라임은 22일 서울과 부산에 정액제 서비스인 ‘라임 패스’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주당 5900원을 내면 잠금 해제 수수료를 물리지 않는다. 기존엔 잠금 해제 1회당 1200원을 내야했다. 잠금 해제 후엔 분당 180원의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국내 전동킥보드 공유 서비스인 ‘씽씽’도 지난 16일 9만9000원에 올 연말까지 이용할 수 있는 ‘2020 씽씽 프리패스’를 선보였다. 이달 31일까지 2020명에 한해 판매한다. 오는 12월 31일까지 1회 최대 20분, 1일 누적 최대 60분 내에서 무제한 이용 가능하다.택시의 대항마 ‘타다’도 월정액 구독 상품 타다 패스 4000장을 내놨다. 매달 일정금액을 내면 타다의 호출 및 예약서비스에 적용되는 쿠폰 패키지를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다. 탑승 빈도나 서비스 선호도에 따라 3만1000원, 5만1000원 상품으로 나뉜다. 음식 배달 시장에선 이미 요기요가 정기 구독 할인 서비스인 ‘슈퍼클럽’을 출시해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8월 나온 이 서비스는 구독자가 요기요 내 모든 메뉴를 월 10회, 3000원씩 총 3만원 할인받을 수 있다. 기존에 요기요에서 월 3~5회 주문했던 이용자들은 슈퍼클럽 가입 후 주문 수를 2배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이 같은 구독 모델 실험은 해외부터 시작됐다. 연 회비를 받는 아마존에 이어 지난해 7월 우버는 우버 승차 할인부터 무료 음식 배달 서비스까지 받을 수 있는 월정액 구독 서비스를 내놨다. 음식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포스트메이츠도 무료로 배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구독 서비스를 하고 있다.차두원 한국인사이트연구소 전략연구실장은 “구독 서비스의 효과는 단골을 포획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며 “소비자들의 이용 패턴 데이터를 확보하는게 훨씬 더 쉬워진다”고 설명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홀로서기에 나서는 20대를 겨냥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접목한 정보통신(IT)과 주거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비교적 주머니가 가벼운 20대 청년의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서도 1~2인 가구의 생활 스타일에 특화된 게 특징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8년 20대 1인 세대주는 101만9944명으로 조사됐다. 2015년 887만23명 대비 14% 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핀테크 스타트업인 엠마우스는 월급 중간정산 즉시 지급 핀테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근로계약 내용과 근로시간 인증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다. 급전이 필요한 아르바이트 종사자는 월 최대 50만원을 금리 6% 이하로 '가불' 받을 수 있다. 이 업체는 GPS 위치확인 기능으로 출퇴근을 인정받아 일한 시간만큼 적립된 마일리지를 현금으로 찾아 쓸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핀테크업체 티클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과 결제 카드를 연동해 1000원 미만 잔돈을 모아 자동으로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 저축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앱 사용자는 저축된 금액을 펀드 투자 등에 활용할 수 있어 '소규모 재테크'가 가능하다. 배달의 민족의 신규 론칭 서비스 'B마트'는 소량의 간편식을 30분 안팎으로 배달해준다. 지출이 비교적 적은 1~2인 가구 소비자를 위해 최소 주문금액을 5000원으로 책정했다. 편의점 가공식품, 소량 포장 음식재료 뿐만 아니라 우산, 세제, 건전지, 반려동물 사료·용품 등 3000종 이상의 제품을 배달한다. 합리적인 비용으로 쾌적한 주거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리미엄 고시원도 등장했다. 프리미엄 고시원 브랜드 작심하우스는 원룸과 셰어하우스, 고시원의 장점을 결합한 기업형 임대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이 업체는 슬로건으로 '청춘 인큐베이팅 프리미엄 고시원'을 내세우며 대학생, 사회초년생 등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1인 주거서비스를 제공한다. 1인 주거에 최적화된 설계와 가구, 계절마다 변경되는 인테리어 소품, 생필품이 담긴 '웰컴 키트', 공유 주방·세탁실 등이 제공된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