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아이들과 과자를 나눠먹으며 소통을 시도해보자.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이야기를 하며 친해질 수 있는 기회다. 유통업계에선 이미 10~20대 사이에서 인기를 끈 제품을 선보였다. 상품기획자(MD)들은 먹방이나 ASMR 방송을 보고,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모니터링했다.

GS25는 MD가 유튜브에서 발견한 해외 인기 제품을 선보였다. 주로 ASMR로 유명한 유튜버들이 소개한 제품들이다. ASMR은 '자율감각 쾌락반응'이란 뜻으로 소리로 뇌를 자극해 심리적 안정을 유도하는 것을 의미한다. 주로 젤리나 과자를 씹는 소리 등을 반복적으로 들려준다.
유통업계 MD들 인기 상품 발굴하려 SNS 삼매경
대표적인 제품은 독일 젤리 브랜드 트롤리의 ‘지구젤리'다. 포도시럽이 젤리 안에 들어있는 젤리로 지구 모양이다. 씹을 때 포도알 터지는 소리 나는 게 특징이다. 유튜브에서 수십 명의 유튜버들이 리뷰 영상을 올리자 MD가 인기를 확인하고 제품을 발주했다. 작년 10월 선보인 후 현재까지 260만개 이상 팔렸다.

유통업계 MD들 인기 상품 발굴하려 SNS 삼매경
MD가 직접 독일을 방문해 가져온 초콜릿도 있다. SNS에서 먼저 인기였던 '몰티져스'란 제품으로, 인스타그램을 보던 MD가 발견했다. 독일에서 열린 식품박람회에 참가해 제품을 들여왔다. 몰티져스도 작년 10월 출시 후 3개월간 116만개가 판매됐다. 이밖에 우주선 모양 사탕 안에 과일향 분말을 넣은 'UFO우주캔디'도 최근 2개월간 47만개가 팔릴 정도로 인기다.

박성호 GS리테일 스낵식품팀 차장은 “신상품이 유행하는 주기가 점차 짧아지고 있다”며 “트렌드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유튜브 등 SNS를 보는 게 MD의 주요 업무로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화점에서도 '인싸템'으로 알려진 제품만 눈여겨 본 MD가 있다. 롯데백화점에서 베이커리 제품을 담당하는 양현모 MD는 인스타그램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 500여명을 팔로우했다. 지방 빵집을 찾으려 지역별로 유명한 페이스북 계정 등도 모니터링한다. 20~30대 소비자의 심리를 읽으려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한 것이다.
유통업계 MD들 인기 상품 발굴하려 SNS 삼매경
그는 아예 명함에 ‘맛집전도사&인싸템전문가’라는 문구를 새겨넣었다. 협력회사 직원을 만날때면 본인이 ‘인싸템’을 찾으러 왔다 소개했다. 양 MD가 지난해 선보인 빵은 ‘수원 통닭빵’, ‘해남 고구마빵’ 등이 있다. 지난달에는 예능프로그램에 나와 화제가 된 ‘달고나빵’을 출시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