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격호 타계, '1세대' 시대 종료 신호탄
▽ 주요 그룹 3~4세대 경영인 시대 본격 개막
구광모 LG그룹 회장(오른쪽)이 21일 서울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조문을 마친 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인사하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오른쪽)이 21일 서울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조문을 마친 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인사하고 있다

25일 음력 새해 첫 날이 밝았다.

지난주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타계로 '창업 1세대' 시대가 막을 내린 재계는 올해 주축으로 자리잡은 3~4세대 경영인들이 본격 날개를 펴는 원년이 될 전망이다.

◆ 1세대 경영인 시대 막 내려

"아버지는 타지에서 많은 고난과 역경 끝에 성공을 거뒀을 때 조국을 먼저 떠올렸다. 기업이 조국의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는 생각을 평생 실천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타계한 부친 신 명예회장에 대해 이 같이 추모했다. 롯데그룹 창업주이자 재계 마지막 1세대인 신 명예회장이 지난 19일 영면에 들었다.

지난달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세상을 떠난 지 한 달 여 만이다. 신 명예회장의 별세로 현대그룹 정주영·삼성그룹 이병철·LG그룹 구인회·SK그룹 최종건 창업주 등 '창업 1세대 경영인' 시대가 종지부를 맺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많은 1~2세대 경제계 거목(巨木)이 진 한 해였다. 1세대 경영인은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을 거치며 잿더미가 된 한국에서 '한강의 기적'을 이뤄냈다. 2세대 경영인은 장기 비전 바탕으로 한 과감한 투자로 한국기업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워낸 주역들이다.

지난해 1월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회장의 장녀이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누나인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이 별세했다. 4월에는 조양호 전 한진(37,100 +2.20%)그룹 회장이 타계했고, 12월에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과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이 영면에 들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일 서울 풍남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을 마친 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안내를 받으며 빈소를 떠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일 서울 풍남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을 마친 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안내를 받으며 빈소를 떠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3~4세대 경영인 시대 본격화

지난해부터 3~4세대 경영인들이 재계의 주축으로 부상했다. 2세대 경영인 중에서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정몽구 현대차(135,500 +1.50%)그룹 회장이 경영 최일선에서 비켜나면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김승연 한화(22,900 0.00%)그룹 회장 등만 경영을 지휘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는 4세 경영인인 구광모 LG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과 3세 경영인인 조원태 한진 회장을 총수로 지정했다.

재계 1위 삼성그룹은 2014년부터 이재용 부회장이 이끌고 있고, 현대차는 정의선 총괄수석부회장이 2018년부터 경영을 도맡고 있다. 재계 5위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이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해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완성할 것으로 관측된다. GS그룹은 지난해 허창수 회장이 퇴임하면서 같은 3세 경영인인 허태수 회장을 추대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경영환경이 급변하면서 재계에서도 세대교체가 진행되고 있다"며 "공정위가 지난해에는 총수를 변경하지 않았으나 효성(75,400 +0.67%), 코오롱 등 일부 대기업집단의 경우 올해 3·4세로 총수를 지정할 가능성도 남아있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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