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되려면 경영수업 더 필요"…LS家 3세, 열흘 만에 '셀프사퇴'
LS가(家) 3세 중 처음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구본혁 예스코홀딩스 부사장(42·사진)이 대표이사에 오른 지 10일 만에 물러났다. 구 부사장은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3남인 고(故) 구자명 LS니꼬동제련 회장의 장남이다. 그는 ‘미래사업본부장’을 맡아 회사의 신성장동력 발굴에 주력할 방침이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예스코홀딩스는 지난 10일 대표이사가 구본혁 부사장에서 구자철 예스코홀딩스 회장(64)으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이 회사는 이달 1일 대표이사가 구 회장에서 구 부사장으로 바뀌었다고 발표했다.

열흘 만에 대표이사가 바뀐 것은 ‘경영수업이 더 필요하다’는 구 부사장의 결심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작년 말부터 작은아버지인 구자철 회장을 찾아가 “아버지가 키운 회사(예스코홀딩스)를 잘 경영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대표이사 사임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고 구자명 회장은 예스코홀딩스의 전신인 극동도시가스에서 근무했고 회장도 지냈다. 처음엔 사임을 만류했던 구자철 회장도 조카의 굳은 의지를 확인하고 받아들였다는 후문이다. 올해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회장에 취임한 구 회장은 당초 구 부사장에게 회사 경영을 맡기고 후방에서 지원할 계획이었다.

예스코홀딩스는 서울 동부권과 경기 구리, 남양주 등에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예스코와 목재가공 기업인 (주)한성 등을 거느리고 있다. 2018년 매출은 1조954억원, 영업이익은 252억원이었다. 성장성이 더딘 도시가스와 건자재업 특성 탓에 영업이익률이 1~2% 수준에 그쳤다. 신성장동력 발굴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LS그룹 관계자는 “구 부사장은 LS 오너가 중에서도 책임감이 강하고 공사 구분도 확실하다”며 “회사를 제대로 경영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구 부사장은 2003년 LS전선에 입사한 뒤 (주)LS 경영기획팀, LS니꼬동제련 사업본부장 등을 거쳤다. 그는 LS니꼬동제련에서 사업본부장을 맡아 호주, 캐나다 광산 업체와 대규모 동광석 도입 계약을 주도하며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