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시장은 성공한 K패션 브랜드의 요람 역할도 하고 있다. 동대문의 빠른 생산 공정을 통해 유행에 맞는 제품을 제작해 선보이며 성장을 거듭해 해외에서도 관심을 받고 있다.

여성용 편집숍 '나무그림'·요가복 브랜드 '안다르'…동대문은 K패션 브랜드 산실
2009년 문을 연 트위는 동대문 패션 시장에 근거를 둔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다. 동대문 옷을 떼다가 전국 31개 직영 매장과 온라인 몰을 통해 판매한다. 변하는 트렌드를 따라가며 직원들이 직접 물건을 골라온다. 신상품은 이틀에 한 번 들어온다. 2~3일이면 옷 디자인이 실제 상품으로 나오는 동대문 시스템이 있어 상품을 빠르게 교체할 수 있다는 게 트위 측 설명이다. 트위는 재고율을 낮추기 위해 다품종 소량 판매를 고집한다. 트위가 매 시즌 선보이는 의류, 패션잡화는 많을 때는 5000가지에 이른다.

연매출 500억원을 내는 여성복 편집숍 나무그림도 동대문을 기반으로 한 브랜드다. 서울 수도권에서만 50여 개 오프라인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주로 20~40대 여성 직장인을 위한 오피스룩을 판다. 여기서 파는 옷들 가운데 30% 이상이 동대문 도매시장에서 골라온 제품이다. 나머지는 자체 제작한다. 가성비가 높아 ‘사회초년생도 부담 없이 입을 수 있는 옷’으로 입소문을 탔다.

요가복 브랜드 안다르도 동대문시장에서 탄생했다. 요가 강사로 일하던 신애련 대표가 2015년 창업했다. 한국 여성들의 체형에 맞는 요가복을 디자인한 뒤 동대문 원단가게를 돌면서 원단을 구했다. 봉제공장 수십 곳을 수소문해 옷을 만들어줄 곳을 찾았다. 2015년 9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약 800억원으로 4년 새 90배 가까이 늘었다.

2018년 세계적인 화장품 그룹 로레알에 매각돼 화제가 됐던 스타일난다도 빼놓을 수 없다. 김소희 대표가 22세이던 2005년 스타일난다를 창업했다. 취미삼아 동대문시장에서 옷을 떼다 판 게 계기였다. 여기에 재미를 느껴 집에 사무실을 꾸며 인터넷 쇼핑몰을 열었고, 2012년엔 서울 가로수길에 처음 오프라인 점포를 냈다. 국내 여성 의류 온라인 쇼핑몰로는 처음으로 백화점 및 면세점에도 입점했다. 창업 14년 만인 2018년엔 매출 2000억원을 넘어섰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