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금융 인사 마무리…중폭 이상 세대교체로 조직 일신
옛 미래전략실 출신 약진 눈길…위기대응·미래준비 주력


삼성그룹의 2020년 사장단·임원 인사는 총수 이재용 부회장 체제의 '뉴삼성'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평가된다.

이 부회장은 2018년 2월 항소심 집행유예 선고로 석방된 이후 같은해 5월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기업집단 동일인 지정으로 공식적으로 삼성 총수에 올랐다.

이 부회장이 그해 말 총수로서 처음 단행한 2019년 첫 정기인사는 변화보다는 안정에 방점이 찍혔으나, 두번째 정기인사인 이번에는 변화에 더욱 무게가 실린 '안정 속 변화'를 꾀했다.
총수 이재용 두번째 정기인사…'뉴삼성' 본격 궤도 올라

아직 이 부회장 파기환송심 등 핵심 경영진에 대한 재판이 진행되는 불확실성을 마주하고 있어, 조직을 크게 흔들 수는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중폭 이상의 변화로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고 이 부회장 최종 판결과 맞물려 '뉴삼성' 체제를 본궤도에 올리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해석이 나온다.

◇ 전자 CEO 3인 체제는 유지…젊은 리더들 전진 배치
삼성전자는 김기남·김현석·고동진 3인 대표이사(CEO) 체제는 유지하면서도 대표이사들이 겸직하던 일부 업무들을 내려놓고 그 자리에 50대 사장들을 내세웠다.

지난해 2명 뿐이었던 사장단 승진자는 올해 4명으로 늘었다.

스마트폰을 총괄하는 IM부문 무선사업부 개발실장이었던 노태문(52) 사장에게 고동진 대표가 겸임하던 무선사업부장을 맡긴 것이 대표적 변화다.

전자 계열사에서는 삼성전기 경계현(57) 사장, 에스원 노희찬(59) 사장이 새 CEO로 선임됐다.

금융계열사에서는 CEO 변화 폭이 더욱 컸다.

삼성생명과 카드, 자산운용 등 3개사 대표가 바뀌었다.

임원인사에서는 '젊은 삼성'으로의 변화가 더욱 컸다.

삼성 특유의 성과주의 원칙 역시 철저했다.

올해 승진임원 162명 중 연차·연령과 상관없이 능력에 따라 승진하는 '발탁인사'가 24명이었다.

5G 이동통신, 인공지능(AI) 등 미래 먹거리 부문에서의 포상이 두드러졌다.
총수 이재용 두번째 정기인사…'뉴삼성' 본격 궤도 올라

삼성전자 부사장 중 역대 두번째 최연소인 최원준(50) IM(IT·모바일) 부문 무선사업부 부사장이 선임됐고, 최연소 임원인 외국인 프라나브 미스트리(39) 삼성리서치아메리카 전무 등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에서는 첫 여성 전무가 탄생하고 삼성디스플레이에서도 여성 임원 2명을 처음 배출하는 등 전 계열사에서 여성 임원 중용도 확대했다.

◇ 옛 미전실 출신 활약 눈길…준법경영 조직 강화할 듯
국정농단 사태 이후인 2017년 해체된 미래전략실(미전실) 출신들의 활약이 이번 인사에서 눈에 띈다.

외부에서 옛 미전실에 대해 제기되는 부정적 시선을 떨쳐내고 '능력에 따른 보상'으로 중용한 것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미전실 출신 정현호 사업지원TF 팀장(사장)은 유임했고, 최윤호 부사장이 경영지원실장(사장)으로 승진한 것이 대표적이다.

미전실 해체로 사실상 그룹 실체는 사라졌지만,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가 각 과거 미전실과 일부 유사한 역할을 한다.

미전실 해체 후 삼성SDS로 갔던 박학규 부사장은 이번에 삼성전자 DS 부문 경영지원실장(사장)으로 승진하며 돌아왔다.
총수 이재용 두번째 정기인사…'뉴삼성' 본격 궤도 올라

금융계열사에서도 과거 미전실 산하에 있던 금융일류화추진팀 출신 CEO가 3명 나왔다.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 내정자, 심종극 삼성자산운용 대표 내정자, 이번에 사장으로 승진하게 된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 등이다.

이인용 사장의 일선 복귀가 이번 인사에서 주요 포인트 중 하나로 꼽힌다.

언론인 출신인 이 사장은 해체된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장을 역임한 언론·홍보 전문가로 국정농단 사태 이후인 2017년 11월부터는 사회공헌업무를 총괄해왔다.

이 사장은 삼성이 '쇄신 의지'를 담아 출범하는 준법감시위원회에 위원으로 참여하기로 한 데 이어 CR 사장을 맡은 것이다.

재계에서는 이재용 부회장과 가까운 이 사장을 중심으로 수년간 이어진 재판으로 흐트러진 이 부회장의 이미지를 바로 세우고, 대외 소통과 준법을 강화하는 작업이 전개될 것이라는 예상이 제기된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 최종판결이 나오면 사법 리스크를 어느 정도 떨쳐내고 뉴삼성 체제를 공고히 하겠다는 뜻을 이번 인사로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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