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19일 서울 풍납동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빈소에서 신 명예회장의 부인 시게미쓰 하츠코 여사(오른쪽), 부인 시게미쓰 미나미 여사(오른쪽 세번째)와 함께 밖으로 나서고 있다. 맨 왼쪽은 장례위원장인 송용덕 롯데지주 대표이사다. (사진 = 연합뉴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19일 서울 풍납동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빈소에서 신 명예회장의 부인 시게미쓰 하츠코 여사(오른쪽), 부인 시게미쓰 미나미 여사(오른쪽 세번째)와 함께 밖으로 나서고 있다. 맨 왼쪽은 장례위원장인 송용덕 롯데지주 대표이사다. (사진 = 연합뉴스)
신격호 명예회장의 빈소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 두 형제가 이틀째 조문객을 맞고 있는 가운데 롯데가(家)의 여성들도 참석해 슬픔을 나누고 있다.

20일 오전 7시50분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신격호 명예회장의 빈소를 찾았다. 8시26분이 되자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과 부인 조은주 씨가 빈소에 들어갔다.

오전 10시30분께 신동빈 회장의 부인 시게미쓰 미나미 여사가 조문 입구를 서성이다가 발길을 돌렸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미나미 여사는 가족이라서 왔다갔다 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20여분이 지난 뒤 미나미 여사는 신격호 명예회장의 부인 시게미쓰 하츠코 여사와 조문에 함께 들어갔다.

하츠코 여사를 비롯해 롯데가 형제 일가는 이틀째 신격호 명예회장의 빈소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신격호 명예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 씨는 이날 빈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 씨가 검찰에 출석했을 당시 모습. (사진=연합뉴스)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 씨가 검찰에 출석했을 당시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미경 씨는 전날에만 조문한 뒤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서미경 씨는 전날 밤 11시10분께 친오빠 서진석 전 유기개발 대표 부부와 빈소를 찾았다. 30분간 머무르며 조문했으며, 당시 다른 유족들은 빈소에 없어 서 씨 일행과 마주치지 않았다.
신동빈 롯데그룹의 회장의 부인 미나미 여사가 빈소 입구를 지키고 있다. (사진 = 이미경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의 회장의 부인 미나미 여사가 빈소 입구를 지키고 있다. (사진 = 이미경 기자)
신 명예회장은 서 씨를 포함해 생전 세 번의 결혼으로 2남2녀를 두었다. 첫번째 부인은 신 명예회장이 19살이었던 1940년 부부의 연을 맺은 고 노순화씨다. 1942년 노씨가 임신한 가운데 신 명예회장이 일본으로 건너갔다. 이에 장녀인 신영자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은 아버지 없이 어머니와 유년시절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일본에서 롯데를 설립한 신 명예회장은 1952년 명문가 출신 시게미쓰 하쓰코씨와 두번째로 결혼식을 올렸다.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하쓰코씨가 낳은 자식들이다.

신 명예회장은 한국에서 사업을 하며 ‘제1회 미스롯데’ 출신인 서미경씨와 사실혼 관계를 맺었다. 서미경 씨는 1972년 제1회 미스롯데 선발대회에서 대상을 받으면서 청춘 스타로 올라섰다. 롯데제과 CF, 영화 '방년 18세', '여고교사', '청춘 불시착', '혼혈아 쥬리' 등에 출연하면서 높은 인기를 누렸지만, 1982년 돌연 일본으로 떠났다. 다음해 둘 사이에서 딸 신유미씨가 태어났다. 당시 신 명예회장은 61세, 서 씨는 24세였다.

서씨는 주로 일본에서 머물고 있으며, 수천억 대 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롯데 일가 비리사건에 연루되면서 재판장에 나서기도 했다. 신 명예회장은 2016년 검찰에 기소되기도 했다. 서 씨가 운영하는 회사에 매점운영권을 임대하는 형태로 770억원 가량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아서다. 지난해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지만, 서 씨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고은빛/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