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대(5G) 이동통신 기술이 발전하면서 메모리 반도체뿐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 시장도 크게 확대되는 추세다. 한국이 세계 최초로 5G 기술을 상용화함에 따라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실적도 덩달아 개선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5G 덕분에 반도체와 스마트폰 사업이 동시에 살아나는 ‘5G발(發) 쌍끌이 시대’가 시작되는 게 아니냐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시스템반도체·스마트폰도 '장밋빛'…삼성전자, '5G發 쌍끌이 흥행' 기대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시스템 반도체 사업의 매출은 지난해 15조1810억원에서 올해 16조6200억원으로 9.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영업이익은 1조3540억원에서 1조7320억원으로 27.9%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 9개 증권사의 올해 삼성전자 실적 전망치를 평균한 수치다.

증권사들은 올해 삼성전자의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사업이 크게 좋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5G와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으로 반도체 칩 크기가 커지고 정보기술(IT) 기기에 들어가는 반도체 양이 늘어 파운드리 수요가 대폭 확대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KTB투자증권은 “대부분의 삼성 파운드리 공장은 완전가동 중이며, 파운드리 주문이 더 늘면 올해 말까지 공급 부족 현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세계 2위 파운드리 업체인 삼성전자가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미국 오스틴에 있는 파운드리 생산라인을 증설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스마트폰 카메라용으로 쓰이는 이미지센서 시장도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TSR은 세계 기업들의 이미지센서 매출이 지난해 159억달러에서 올해 184억달러로 15.7%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지센서 부문 세계 2위인 삼성전자는 선두인 소니를 따라잡기 위해 D램 생산라인 중 일부를 이미지센서 라인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도 ‘블랙펄’이라는 브랜드를 새롭게 내놓고 중저가 이미지센서 시장을 본격 공략할 방침이다.

5G 스마트폰 낙수효과도 삼성전자에 집중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해 4월 세계 최초로 5G 스마트폰을 출시했지만, 경쟁업체인 애플은 올 하반기 5G 스마트폰을 내놓을 예정이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세계 5G폰 시장 점유율은 53.9%였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지난해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의 1%에 불과했던 5G 스마트폰 비율이 올해엔 18%로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인설/김보형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