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펠르랭 소사이어티 연례총회
16일(현지시간) 미국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에서 열린 몽펠르랭 소사이어티(MPS) 연례총회에서 주요 참석자들이 ‘1980년대 자유시장경제의 확산’이라는 주제로 토론을 벌이고 있다. 좌동욱 특파원

16일(현지시간) 미국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에서 열린 몽펠르랭 소사이어티(MPS) 연례총회에서 주요 참석자들이 ‘1980년대 자유시장경제의 확산’이라는 주제로 토론을 벌이고 있다. 좌동욱 특파원

“세계적으로 사회주의 정책에 대한 요구가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소련과 중국이 바로 그 사회주의로 망가진 것을 우리는 망각하고 있다.”

존 테일러 몽펠르랭 소사이어티(Mont Pelerin Society·MPS) 회장(미국 스탠퍼드대 경제학과 교수)은 16일(현지시간)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에서 열린 MPS 연례총회에서 이렇게 경고했다.

테일러 회장은 각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정책을 결정할 때 참고하는 ‘테일러 준칙’을 만든 금융통화정책 전문가다. 그는 “밀레니얼세대 Z세대와 같은 우리 시대 젊은이들은 과거 사회주의 국가가 겪은 계획경제 실험의 실패를 전혀 모르고 있다”며 “이 때문에 우리는 정부 주도의 계획경제가 가진 문제점을 지적하고 시장경제의 장점을 지속적으로 설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 정부가 중국 정부보다 시장지향적이기 때문에 미국 경제는 낙관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총회에서는 “불평등 극복 해법은 사회주의가 아니라 법의 지배”(니얼 퍼거슨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 선임연구원), “정부가 할 수 없는 것을 시장은 할 수 있다”(조지 슐츠 전 미국 국무장관) 등 자유시장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분배 앞세운 '큰 정부' 권력남용 우려…교육·경제성장이 불평등 해법"
자유주의 경제학자들 美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서 연례총회


자유시장질서를 지향하는 세계 경제 석학들이 최근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사회주의 광풍에 ‘경고음’을 울렸다. 시장 효율보다 부의 분배를 중시하고 이를 위해 정부 덩치를 키우고 있는 현상에 대한 우려다.
< 주요 참석자(왼쪽부터) > △더글라스 긴즈버그 미국 컬럼비아 지구 항소법원 판사 △에드윈 퓰너 헤리티지재단 설립자 △콘돌리자 라이스 前 미국 국무장관 △조지 슐츠 前 미국 국무장관 △니얼 퍼거슨 미국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 선임연구원

< 주요 참석자(왼쪽부터) > △더글라스 긴즈버그 미국 컬럼비아 지구 항소법원 판사 △에드윈 퓰너 헤리티지재단 설립자 △콘돌리자 라이스 前 미국 국무장관 △조지 슐츠 前 미국 국무장관 △니얼 퍼거슨 미국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 선임연구원

석학들은 과거 소련, 중국은 물론 북한의 사회주의 경제 실험이 모조리 실패한 교훈을 알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역사를 전혀 경험하지 못한 젊은이들에게 사회주의가 퍼지고 있는 현상을 무엇보다 경계해서다. 자유시장 경제의 상징적인 성공 모델로 한국을 제시하기도 했다.

전염병처럼 퍼지는 사회주의

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의 학회 ‘몽펠르랭 소사이어티(Mont Pelerin Society·MPS)’ 연례총회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스탠퍼드대 산하 싱크탱크 후버연구소에서 사흘 일정으로 개막한 지난 15일.

첫 초청 연사로 나선 조지 슐츠 전 미국 국무장관은 “지금으로부터 꼭 40년 전 밀턴 프리드먼이 이 자리에서 MPS 연례총회를 개최한 뒤 전 세계 신자유주의 황금기가 시작됐다”고 이번 행사의 의미를 강조했다. 행사장을 꽉 채운 자유주의 경제 석학 370여 명은 1929년 세계 대공황 이후 그 어느 때보다 거세지고 있는 ‘사회주의 전염병’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두고 머리를 맞댔다.

16일(현지시간) 본행사에서 주제발표를 한 존 코크런 후버연구소 연구원은 “정부의 역할을 키워야 한다는 새로운 물결이 전 세계 국가를 덮고 있다”며 “이는 경제적 번영뿐 아니라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자유에 커다란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예로 국가 주도 의료보험(민영 보험 폐지), 대학생 대출금 탕감, 기후변화에 대한 정부 규제, 기본소득 등 복지 프로그램, 인터넷 콘텐츠 규제 등 미국의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나온 주요 경제 이슈를 거론했다.

그는 “정부 권력은 한 번 비대해지면 다시 축소하기가 거의 불가능해 정부 권력을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거나 권력에 따른 특혜를 노리는 사람들이 생겨난다”고 경고했다.

제프 베넷 호주국립대 크로퍼드 공공정책스쿨 명예교수는 최근 호주 지역에서 수개월간 지속된 대형 산불 여파를 예로 들었다. ‘환경 사회주의자’들이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정치인, 소방 관료, 과학자, 환경론자들은 모두 대형 자연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정부 조직을 더 키워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런저런 이득을 누리는 집단”이라며 “이로 인해 시장과 기업에 대한 정부의 권력과 규제가 커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회주의 확산 막으려면

이번 총회에서는 사회주의 광풍이 특히 젊은이들에게 퍼지고 있는 문제점도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영국 출신 경제사학자인 니얼 퍼거슨 후버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대학 학자금 대출 및 노후 자금에 대한 부담 등으로 미국 젊은이들의 정치 성향이 좌파 성향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1월 발표된 미국 온라인 시장조사업체 서베이몽키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 내 사회주의에 대한 호감도는 18~24세 61%, 25~34세 51%, 35~44세 38%, 45~54세 32%, 55~64세 29% 등으로 연령이 어릴수록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퍼거슨 연구원은 “미국에는 사회주의의 의미를 ‘사교적인(social)’ 혹은 ‘소셜 미디어’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젊은이들도 있다”고 전했다.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낸 콘돌리자 라이스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글로벌 경영대학원장은 “과거 실패한 사회주의 국가들의 경제 실험에 대한 역사가 잊혀지고 있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역사를 바로 알도록 하는 교육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본주의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부의 불평등 문제는 교육과 경제 성장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피터 보에케 조지메이슨대 경제철학과 교수는 “자유시장경제가 사회주의 체제보다 우월하다는 사실을 가장 역동적으로 보여주는 국가가 한국과 북한”이라며 “시장경제를 채택한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사회주의 국가인 북한의 40배가 넘는다”고 설명했다.

MPS 운영 이사회 멤버인 김인철 성균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MPS가 40년 전 제시한 자유주의 이념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정책에 적극 반영하면서 미국 경제가 부흥했던 과거의 역사를 반추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몽펠르랭 소사이어티는
자유주의 경제학자 모임…회원 8명 노벨경제학상


몽펠르랭 소사이어티(Mont Pelerin Society·MPS)는 자유주의와 시장주의 이념을 추종하는 경제학자들이 모여 세운 학회다. 시장주의와 개인의 자유가 경제의 근간이 돼야 한다고 주장한 미국 시카고대 경제학자들이 주축이 됐다.

1947년 창립 당시 스위스의 작은 휴양 도시인 몽펠르랭에 석학 39명이 모인 것을 기념해 학회 이름을 지었다. 프리드리히 하이에크 교수(1972년)와 밀턴 프리드먼(1974년) 등 회원 8명이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

올해 총회는 미국 스탠퍼드대 산하 대표적 싱크탱크인 후버연구소가 1980년 MPS 총회를 주관한 것을 기념해 같은 장소에서 40년 만에 열렸다. 당시 시카고대에서 후버연구소로 옮겨 온 프리드먼 교수가 학회를 주도했다.

이후 MPS가 주창한 자유시장주의는 황금기를 맞았다. 프리드먼 교수를 총애했던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그의 자유시장주의 이념을 정책 결정 과정에 대대적으로 반영하면서 신자유주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스탠퍼드=좌동욱 특파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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